당신은 사랑만 생각하세요 ㅇ

ㅇ. 이해에 대하여

by 클레멘타인

ㅇ. 이해에 대하여



한 사람을 만나다 보면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어딘가 절대 이해가 안 되는 구석이 있다. 각자 어딘가 어둑어둑한 장막이 쳐진 세계가 있어 그 이상은 이해의 발을 디딜 수가 없다.
사랑하는 동안 특정 지점에 도돌이표 같은 게 찍혀 있어 같은 문제가 계속 되돌아오는 일들이 그렇다.

상대를 다그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보지만 언제나 그들은 자신의 삶을 우선으로 선택했다. 반복은 일종의 기시감이고 소설의 복선이다. 오래전 멈춰버린 걸 알면서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고장 난 벽시계다. 결국, 그 사랑은 마지막 장을 향해 달려간다.

사랑한다면서 왜? 라는 이해 불가한 원망만 가슴에 풀어진 먹물처럼 번졌다.



며칠 전 우연히 유튜브 동영상에서 사람은 저마다 자신만의 방어기제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자신만의 방어기제가 작동 그걸로 최악의 상황을 막는다고 했다.

그건 누군가에게는 쇼핑이고 누군가는 술을 마시거나 누군가에게는 등산이라고 했다. 그런 행위를 함으로써 자신만의 안정을 찾아가는 거라고.


왠지 이해가 가면서도 씁쓸한 말이다.


그동안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일련의 행동들은 '나 힘들어요.'라는 말이라니.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니. 자신만의 처방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해결해 줄 수 없다.

결국, 싱거운 결론이네.

사랑이나 나와의 관계가 아닌 자신 스스로 구원하는 행동이라니.


생각해보면 나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미드나 영화, 만화를 본다. 그렇게 며칠 집에 처박혀 계속 무언가를 본다. 이것도 이해 못 하는 사람은 못 하겠지.

이야기 세계는 일종의 나의 도피처다.
더 우울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거다.
그걸 상대들도 알고 있었을까. 하긴 나도 몰랐는걸.

사랑하는 사이라도 한 사람의 생애를 다 이해할 수는 없다.


서로 백 퍼센트 사랑하고 있다고 여긴 일들도 돌이켜 보면 어딘가 오류가 있고 구멍이 숭숭 나 있다. 상대를 이해했다는 말은 어쩌면 불가능한 말이다. 나 자신도 때론 이해 불가능 상태에 빠지거늘 타인은 오죽할까. 오히려 이해하려고 하는 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 사랑하는 동안 분명 어딘가는 뭉치고 또 엉성해지게 마련이겠지. 어쩌면 나는 무언가 진짜로 이해하려고 노력한 적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한 소설가가 이해는 품이 드는 일이라고 했다. 더는 도망가지 말고 자꾸 궁금해하고 물어보고 두드려야겠다. 이해는 언제나 현재 진행형, 끝없이 업데이트해야 하는 단어니까.


@클레멘타인


ㄱ. 감각에 대하여

ㄴ. 나약함에 대하여

ㄷ. 다정함에 대하여

ㄹ. 리을에 대하여

ㅁ. 모멸감에 대하여

ㅂ. 불안에 대하여

ㅅ. 사랑에 대하여

ㅇ. 이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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