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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송인 Jul 31. 2024

글쓰기, 삶의 열기구를 타고 의미를 찾는 여정


글쓰기, 삶을 조망하는 도구


[[The Power of Writing It Down]]을 읽다가 글을 쓴다는 것은 마치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서 풍경을 조망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는 대목에 하이라이트 했습니다.


지형지물의 상대적인 위치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듯이 내 삶의 사건들이 지닌 관련성을 확연하게 볼 수 있게 돕는 역할을 글쓰기가 톡톡히 해냅니다.


의미부여를 통한 삶의 통제감 회복


사람은 스스로에게 의미가 명확한 행동을 할 때 더 통제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는 단절돼 있던 사건들의 연관을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의 맥락을 제공합니다. 즉,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죠.


가령 실패나 좌절의 경험을 글로 표현하면서 그 경험이 현재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석사 논문 공개 발표날의 아픈 기억


저는 석사 논문 공개발표 때 까다롭기로 소문난 타전공 교수님이 연구설계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이에 순간 머리속이 하얘지면서 적절히 답변하지 못한 채 연단에서 내려온 기억이 있습니다. 2년 반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시에는 정말 수치스럽고 비참한 기분이었습니다.


졸업한 지 5년쯤 뒤에 인지행동치료라는 국내 주요 심리치료 저널에 석사 논문 게재를 확정지음으로써 어느 정도 아픈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면 증후군이든 무엇이든 간에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 그 날의 수치스러운 기억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표현적 글쓰기를 통해 기억에 맥락과 의미를 부여함


글쓰기가 신체 및 정신건강에 유익을 가져옴을 반복적으로 검증한 페네베이커 박사는 글쓰기를 통해 인과관계와 통찰을 드러내는 단어 사용이 많아질수록 글쓰는 이의 정신건강도 좋아짐을 밝혔습니다.


표현적 글쓰기라는 책을 통해 치유적 글쓰기의 구체적인 방법을 보급하기도 했는데요. 이 책을 읽고 직접 표현적 글쓰기를 해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논문 발표의 기억도 적절한 맥락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즉, 수치심과 용기는 서로 동전의 이면 같은 것이고, 용기 있는 행동일수록 수치심을 경험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니 마음이 편했습니다.


기억이 자기 자리를 찾고 의미가 부여되니 정신적으로 완전히 소화가 된 느낌입니다. 앞으로 비슷한 경험을 하더라도 타격이 없진 않겠지만 훨씬 덜할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내 의지와 상관없이 불현듯 떠오르는 그 날의 기억 때문에 불쾌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확신도 얻습니다.


정리하면, 글쓰기를 통해 혼란스럽게만 느껴지던 상황이나 사건에 의미가 부여되고, 이는 다시 통제감을 신장함으로써 정신건강에 유익을 가져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1]



[^1]: 01화 글쓰기가 효과적인 상황 대처에 도움이 되는 이유





































이 글은 MarkedBrunch를 이용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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