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광장 채우기
장면1. 야곱은 발걸음을 옮겨 동방인들의 땅으로 들어갔다. 그가 보니 들에 우물이 하나 있고, 양 떼 세 무리가 그 곁에 엎드려 있었다. 그것은 가축에게 물을 먹이는 우물인데, 그 우물 위에는 큰 돌이 덮여 있었다. 가축들이 그곳에 다 모이면 목자들은 우물에서 그 돌을 굴려 내어 양 떼에게 물을 먹인 다음, 그 돌을 다시 우물 위 제자리로 돌려 놓는 것이었다.
장면2. 모세는 파라오를 피하여 도망쳐서, 미디안 땅에 자리 잡기로 하고 어떤 우물가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미디안의 사제에게는 딸이 일곱 있었다. 이들이 그곳으로 와서 물을 길어 구유에 채우고서는 아버지의 양 떼에게 물을 먹이려 하였다. 그때 목자들이 와서 그들을 쫓아내었다. 그러자 모세가 일어나서 그 딸들을 도와 양 떼에게 물을 먹여 주었다
특히 마을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거나 물을 긷거나 할 때 우물가에 모여서 마을의 소문을 이야기한다. 소설에서는 자세히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우물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했을 것이다. 우물은 단순히 물을 긷는 장소를 넘어, 공동체의 삶과 연결된 중요한 공간임을 보여준다.
1. 굳이 광장이 나가지 않아도 디지털 기기나 SNS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다.
2. 안그래도 바쁜 생활 패턴은 여유를 가지고 지역의 광장에 참여하기 보다 개인적인 취미나 가족 등에만 몰입하게 된다.
3. 쇼핑몰이나 카페 등의 공간이 생활반경 곳곳이 생겨나며 전통적인 광장의 역할이 줄어들며 필요성에 의문이 들게 됐다.
4. 우리는 점차 개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광장에서의 열린 만남보다, 밀실에서의 개인적인 시간을 더 선호하고 있다.
토지에서는 독립운동을 하는 이동진이라는 양반이 나오는데, 그의 집에 따로 우물이 있다. 양반이라는 명분과 많은 재산으로 집에 별도로 우물을 파서 이용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동진은 공용 우물을 어지럽히는 행동을 한 게 아니었다. 그의 우물은 그저 자신의 집안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지, 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던 마을의 우물을 사유화한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