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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길을 찾아보자-08] 성과

과거를 탐독하여 현재를 살아가기

by BeWrite


10년 전의 나 그리고 10년 후의 나

이 글은 10년 전에 작성한 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2015. 02. 21 ==

사람이 생각하고 무엇을 이루어낸 과정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어떤 것, 그것을 보통 성과라고 말한다. 요즘 들어 이 성과의 개념이 점점 왜곡되어서 보여지는 것, 물질적 풍요를 이룬 것들을 갖다가 성과라고 말한다. 이 외에도 보이지는 않지만 투명하게 나타나거나 눈에 띄지는 않아도 뭔가 변화가 있으며 그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도 성과라고 말한다. 전자는 명확성을 가지고 남에게 보여주기 식이라면 후자는 드러나지 않지만 내면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성과라고 하는 것은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보여지기도 하고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전부 하나의 결과물이며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보여지고 드러나는 외면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가질까? 왜 사람들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안위와 성공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까? 그건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그 사람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과를 이룬 사람들은 어땠을까? 그들도 남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집중했을까? 물론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자신이 만든 성과들로 채워나가지 않았을까? 하나의 성과는 어떤 수많은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여겨왔지만, 실질적으로 수많은 성과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덩어리인 것이다. 그것이 너무 커져서 그 모습을 감출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사람들 앞에 그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다.




인생은 생각하는 것만큼 훨씬 복잡하다. 여러 위험요소들이 늘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다. 그것들은 전부 우리를 실패의 늪에 빠뜨리게 한다. 그로 인해 유혹에 빠지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도록 한다. 그렇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다 거치면서 넘어지고, 자빠지고, 뒹굴고, 미쳐 날 뛰고, 고난을 통해 어느덧 조금씩 성장하는 내 자신을 어느 순간 느끼는 때가 분명히 온다. 즉 이게 바로 인생의 진정한 성과인 것이다.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찾아보면 주변에 그런 일들은 많고 단지 그것들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그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의 불투명함으로 인해 두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깨닫고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면 인생은 수많은 성과들로 풍성해지지 않을까?



== 2025. 03. 17 ==

10년 전의 나. 현실은 잘 몰랐지만 표현만큼은 자유를 잃고 싶지 않았던 나. 비록 가진 것도 많이 없었고, 내세울 거 하나 없었지만 그래도 글만큼은 남길 수 있었다. 날마다 작성했던 일기 그리고 하염없이 지속된 공상, 만약 이 두 가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까? 어쩌면 따라가기에 급급했을지도 모른다. 10년 전의 나는 성과가 많이 없었다. 대학을 들어가고... 군대를 전역하고... 그리고 또 뭐가 있었을까? 그래... 난 내세울 게 없었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감사함을 잘 몰랐으니까. 작은 것에 감사할 줄 몰랐고 대학에 입학하는 것과 전역을 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10년 후 지금은 어떤가? 아침에 일어나서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규칙적인 패턴을 유지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한다. 운동을 할 수 있고, 부모님과의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세상 그 어디에도 당연한 것은 없다. 그러나 알면서도 자주 잊는다.




성과를 단순히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물질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에는 그 의미가 협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과가 꼭 대단해야만 성과인가. 적어도... 적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자기가 할 일이 있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그것도 성과가 아닌가. 어제를 잘 보냈으니 오늘이 있는 것이고 오늘을 잘 보냈기에 내일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즉 성과는 과정이 이루어놓은 것이다. 성과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넘어지고, 뒹굴고, 고난을 거치면서 성과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평정심, 기대감, 열정, 포기하지 않는 의지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한데 모여 목적의식과 감정이 통합되는 순간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져 나갈 때 성과를 이룰 수 있다. 그로 인해 가치를 인정받고 주목을 받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내 인생에서 여러 가지 성과를 경험했다. 그 성과들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서 수많은 유혹이 있었다. 나를 무너뜨리고, 무기력하게 만들고, 절망과 후회에 익숙한 존재로 만들 만큼의 많은 유혹과 고난이 있었다. 그래도 계속 참고 또 참았다. 젊음이 충만한 시기에 인생길을 잘 걸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음에 기대어 교만해지거나, 욕심을 부리거나, 과도하게 에너지를 쓰면 반드시 뒤탈이 생긴다. 돌이켜 보면 10년 후의 내가 10년 전의 나를 돌아보며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위치에 왔다는 것도 하나의 성과다. 인생은 알 수 없다. 지금 내가 살아 숨쉬며 글을 작성할 수 있는 것도 그만큼 뭔가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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