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네요.
가끔 이렇게 명절이나 아이들 방학 때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뵐 때면
그립고, 또 애틋하고...
자식들 시집 장가 다 보냈으니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시고
더 행복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만난 시간, 더 정답게 보내고 싶지만
사실 마음대로 잘 되지가 않더라고요.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린 시절 매일 들어야만 했던
나를 우울하게 했던 말씀들이
아직도 되풀이되고 있었거든요.
나는
어렸을 그때처럼
지금의 저까지도
마음의 감옥 속에
또 갇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집니다.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면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것이
늘 엄마로부터
나를 누군가와 비교하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는 건데요.
요즘은
그때의 힘들었던 나의 마음을
치유하고, 다스리고, 글로 옮겨 적기를
정말 지겨울 만큼 반복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 찌꺼기가 조금씩 씻겨 내려가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점점 더 단단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언제 또 어머니의 말씀 앞에 무너질지 몰라
두려운 마음으로, 방어하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어머니를 맞이하게 되겠지요.
열심히 공든 탑 하나를 세우기 위해
땅을 다지고, 또 쌓아나가는 중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는
우울증에 처방받은 약을
드시고 계셨다는 사실을요.
잠깐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때의 우울이 그때부터
가끔 어머니를 잠식해왔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야, 왜 어머니께서
고층아파트로 이사 가지 않으려 하셨는지
그 고집이 이해되기 시작했던 겁니다.
'비교는 마음의 감옥입니다.'
'나를 탓하고 부정하는 일은 나를 고문하는 일입니다.'
마음이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저희 모녀가 떠올리는 글 한 줄입니다.
나는 이 구절을 마음 깊이 품고
언제든 나를 지키려 애쓰지만
늙어가는 어머니께서는
언제까지 이 구절을 떠올리실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만날 때마다 그때와 똑같이
저를 누군가와 비교하고
어머니 스스로를 탓하는 말씀을
습관처럼 하시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제쯤 어머니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시시때때로 어머니를 잠식하는 우울에서
벗어나게 해 드릴 수 있을까요?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부정적인 생각은 무엇인가요? 나열해서 써봅시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긍정적인 생각은 무엇인가요? 나열해서 써봅시다.
과거에 내가 타인의 말로 인해 우울했던 기억이 있나요? 나는 그것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났나요?
만일 내 가족이나 친구가 우울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나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