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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영 Sep 15. 2021

023. 마음의 감옥




이제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네요.


가끔 이렇게 명절이나 아이들 방학 때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뵐 때면

그립고, 또 애틋하고...


자식들 시집 장가 다 보냈으니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시고

더 행복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만난 시간, 더 정답게 보내고 싶지만

사실 마음대로 잘 되지가 않더라고요.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린 시절 매일 들어야만 했던

나를 우울하게 했던 말씀들이

아직도 되풀이되고 있었거든요.


나는

어렸을 그때처럼

지금의 저까지도

마음의 감옥 속에

또 갇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집니다.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면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것이

늘 엄마로부터

나를 누군가와 비교하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는 건데요.


요즘은

그때의 힘들었던 나의 마음을

치유하고, 다스리고, 글로 옮겨 적기를

정말 지겨울 만큼 반복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 찌꺼기가 조금씩 씻겨 내려가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점점 더 단단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언제 또 어머니의 말씀 앞에 무너질지 몰라

두려운 마음으로, 방어하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어머니를 맞이하게 되겠지요.


열심히 공든 탑 하나를 세우기 위해

땅을 다지고, 또 쌓아나가는 중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는

우울증에 처방받은 약을

드시고 계셨다는 사실을요.


잠깐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때의 우울이 그때부터

가끔 어머니를 잠식해왔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야, 왜 어머니께서

고층아파트로 이사 가지 않으려 하셨는지

그 고집이 이해되기 시작했던 겁니다.


'비교는 마음의 감옥입니다.'

'나를 탓하고 부정하는 일은 나를 고문하는 일입니다.'

마음이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저희 모녀가 떠올리는 글 한 줄입니다.


나는 이 구절을 마음 깊이 품고

언제든 나를 지키려 애쓰지만

늙어가는 어머니께서는

언제까지 이 구절을 떠올리실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만날 때마다 그때와 똑같이

저를 누군가와 비교하고

어머니 스스로를 탓하는 말씀을

습관처럼 하시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제쯤 어머니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시시때때로 어머니를 잠식하는 우울에서

벗어나게 해 드릴 수 있을까요?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부정적인 생각은 무엇인가요? 나열해서 써봅시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긍정적인 생각은 무엇인가요? 나열해서 써봅시다.  



      과거에 내가 타인의 말로 인해 우울했던 기억이 있나요? 나는 그것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났나요?  



      만일 내 가족이나 친구가 우울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나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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