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인 가구, 전셋집 구하기 上
2년 정든 전셋집을 떠나야 한다는 글을 쓴 지가 벌써 두 달 반이 지났다.
그 글은 여기에 -
https://brunch.co.kr/@constellations/16
이 글을 쓰고 난 후 지옥 같은 두 달 반을 보내고 드디어 어제 이사 갈 집을 계약했다. 정말 내 인생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온 우주가 힘을 모아 내 집 구하는 일을 방해하는 기분이 들었다가, 또 온 우주( = 엄마보다 더 자주 통화했던 부동산 사장님들 최소 10명)가 힘을 모아 집 구하는 일을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감정 기복이 롤러코스터를 탔던,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래서 다들 집을 사는 거였다.
얼마 전 들었던 가장 끔찍한 이야기가, 주택 청약 당첨을 위한 가점 때문에 아이를 입양했다가 당첨 후 파양한다는, 이런 끔찍한 일을 주선해주는 브로커도 있다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였는데, 집 구하느라 지옥을 경험하고 나니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지만, 더한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섬뜩해졌다.
의식주 중 근본은 '주'가 분명했다.
스무 살 처음 서울에서 독립을 하고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하기까지 줄곧 대학 근처에서 살았던 터라 서울에서 집 구하고 이사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이 분노+좌절+후회의 감정이 사그라들기 전에 이 기분을 정리하여 글로 남기려고 한다.
'집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서울에서 1인 가구가 전셋집'을 구하는 일이 어렵다.
출퇴근 때문에 서울 내에서도 이사 갈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아, 가급적 지금 사는 집 근처, 되도록이면 건물 내 이사를 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지금 살고 있는 건물 내 전셋집을 기다리길 한 달.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 지금 살고 있는 동네 ->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서 지하철 1 정거장 거리 -> 지하철 2 정거장 거리 -> ... -> 조금씩 확대되어 결국 간신히 서울 끝자락에 붙은 어느 신시가지 오피스텔촌까지 도달했을 때, 이러다 정말 길거리에 나앉겠다는 생각이 들 즈음 주위에서 말리기 시작했다.
왜 꼭 서울에서 살려고 하느냐고.
그 전세금이면 여기서 아파트 들어갈 수 있다고. (주위에서 말하는 '여기'란 다양한 서울 근교 쾌적한 신도시들이었다.) 그 쾌적한 신도시에 정착한 친구, 회사 동기, 선후배들 집에 놀러 가면 새 아파트가 주는 특유의 뭔가 모태 집순이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안정감에 잠시 마음이 흔들리긴 했다. 내가 서울에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서울에서 못 살아 안달인가 싶어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그러다 광역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강을 지나며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맞닥드리면, 이내 마음이 한없이 누그러졌다. 이쯤 되면 병인 듯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어느 소설에선가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서울을 떠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고. 도시가 반짝반짝 빛나서 자꾸만 기대하게 한다고. 꿈을 꾸게 한다고.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 (애증의) 도시, 서울.
(* 이 글은 다음 화 < 여자 둘이 살(뻔?) 했습니다 - 서울, 1인 가구, 전셋집 구하기 中 >으로 본격 이어집니다.) 서울에서 1인 가구가 전셋집을 구하는 일 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