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장들 1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by 밍키

시골의 문장들___


“입동이 지나면, 은행잎이 말을 건다”


입동이 지나자 부채 같은 샛노란 은행잎이

헬리콥터처럼

빙그르르 허공을 맴돌면서 떨어지더니

나무 밑에 차곡차곡 쌓인다.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은행나뭇과의 낙엽 교목이다.

원산지는 중국으로서 지금은 전 세계에

널리 재배되고 있다.


은행나무는 주목과 함께 천년을

살아 ‘살아있는 화석’이라고도 한다.


귀하던 시절에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서

주로 사찰의 뜰에 은행나무를 심었다.


은행나무는 병충해나 공해, 곰팡이에

강할 뿐 아니라

공기 정화 능력까지 갖춘,

도시의 가로수로도 훌륭한 나무다.


게다가 가을에는 열매까지 준다.

심은 지 20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기에,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은행나무를 심으면

손자를 볼 무렵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고 하여

‘공손수(公孫樹)’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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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나무 한 그루를 보며

기다림과 세월을 이야기하셨다.

은행나무처럼 천천히 열매를 맺는 존재에 대해,

요즘엔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것 같다.


공손수—손자 때 열매 맺는 나무.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왠지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나무는 급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가

자기 때가 오면 고운 노란 잎과 열매로

말해주는 존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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