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장들 3

시골의 문장들_가을 혼자 걷는 거리

by 밍키


시골의 문장들___


“가을, 혼자 걷는 거리“


달빛은 휘영청 밝고

귀뚜라미는 자지러지게 울어대며

찌는 듯한 더위를 밀어내려는 듯

산들바람은 꼬리 치듯 살랑살랑 분다.


구만리장천을 날아온 기러기들은

달빛을 따라 길을 잃지 않고 힘차게 날아간다.

계절은 정녕 가을이로구나.


교교하게 흐르는 달빛,

산들산들 지나가는 바람,

애잔하게 퍼지는 귀뚜라미 소리,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떼.


어느 것 하나도 정겹지 않은 게 없다.


나는 달빛에 이끌려

어느새 거리로 나섰다.


거리엔 매연을 뒤집어쓴 가로수 위에도

공룡처럼 우뚝 선 아파트 위에도

가을이 조용히 내려앉아 있다.


나이 탓일까?


벌써 가을이 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텅 빈 듯,

공허함만이 가득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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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 글은

가을밤이라는 배경 위에 외로움과

삶의 감정을 얹은 정서의 기록이다.


달빛 아래서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걷던 그 마음,

그 안에는 삶이란 게 어쩌면 늘 스치고

놓치는 것의

연속이라는

조용한 깨달음이 담겨 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가을바람이

더 쓸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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