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식의 경제학과 빈곤-
하루 종일 잠을 자는 것이었다! 일전에도 몇 차례 말한 기억이 있지만, 소설가 P가 '두더지'처럼 암흑 같은 수렁을 땅속 깊게 파고 들어가서, 비좁고 캄캄한 공간 안에서 계속 잠을 자는 이유는, 햇빛이 두렵기도 했고 또 너무나 눈이 부신 세상이 견디기 어렵게 부럽기도 한 것 역시 사실이었지만,
진짜 이유는 배가 고프기 때문이었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배가 고파질 수도 있고, 밥을 사 먹으려면 또 20%의 고금리로 카드빚을 써야 하는데, 이놈의 빚이란 게 참 기묘해서 처음에는 빚이 돈을 먹고, 또 먹어서 계속 빚이 늘어나게 되는데, 점점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종국에는 빚이 소설가 P의 영혼과 마음의 평정심까지 다 먹어 들어가게 된다’
‘야호! 오늘도 스무 시간을 넘도록 잠을 잤으니,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24시간을 무사히 넘길 수 있게 되었다!’
주중에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나 헤겔의 [정신현상학] 같은 독일 관념론 시대의 철학책을 읽고, 주말에는 강남역 시티극장에 가서 새로 개봉하는 영화 한 편을 보고, 1층 맥도널드에서 [더블 치즈 버거]를 그것도 세트로 시켜 먹을 수 있는 돈만 벌 수 있다면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믿었었는데,
MBC PD의 월급은 맥도널드 더블 치즈버거를 아무리 먹어도 돈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