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난 시간들의 기록과 그것이 만들어낸 현재
(...) 3개월 정도만 더 지나면 ‘영화기록’을 처음 시작한 날로부터 10년이 된다. 이 정도면 충분히 경험해 본 것 같지만 아직 시작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글 쓰는 사람’이 되기 전으로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 (2023.04.02.)
그 무렵 본 영화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10.12 국내 개봉)
(...)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에서 "모든 거절과 실망들이 당신을 지금 여기로 이끌었다"라는 말이 중요한 이유는 '에블린'(양자경)이 다른 세계 속 수많은 '에블린'들과 달리 많은 것들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록 통념과 계량화에 의한 실패였다 할지라도, 에블린은 자신이 해내지 못한 어떤 것들을 계속해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것들로 인해 그는 "그 모든 것들을 해낼 수도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된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라는 말 덕분에. 이 말은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평범한 발화일지도 모르지만,
수많은 세계 속 모든 '당신'들을 경험하고 난 뒤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겠다. '에블린'의 모든 언행들이 오직 딸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의 일상을 전부 지켜내고자 하는 그 마음 때문에. 삶이 다녀간 수많은 선택지들 속에서 당신은 오직 사랑을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것이 단지 몇 겹의 영수증 뭉치와 숫자와 층위로 설명될 수 있을까? 수많은 하지 못한 것들은 앞으로 할 수 있을 것들이 된다. 실패의 누적이, 그다음이 실패가 아닐 확률을 점차 100퍼센트에 수렴하게 만들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