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마그누스에서 나온 북쪽 사내

Tori Amos의 Northern lad와 연결되는 문장들

by 이아
그는 걷고 또 걷는다.
매 걸음 불순물이 조금씩 가라앉으며
사고가 명확해진다.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들판으로 나간다.

지팡이로 쓰는 막대기에
어김없이 몸을 의지한 채
조금 비틀거리며 걷는다.

산책의 경로는 구불구불한 가지를 뻗친
커다란 별 모양을 그린다.

그 고장 사람들은 그의 절뚝거리는 형체가
길과 도로와 마을을 지나는 모습이 눈에 익었다.

사람들은 그가 어디서 왔으며
정체가 무엇인지,
이 외진 구석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
말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며
누구에게나 예의 바르다.

그의 국적이 어딘지 모르는 사람들은
그의 억양과 과묵한 성격으로 미루어
그가 북유럽에서 왔을 거라 추측하며
그를 ‘북쪽 남자’라 부른다.
‘절름발이’라 부를 때도 있지만.

From. 마그누스 - 실비 제르맹


Tori Amos의 Northern lad를 듣고, feel이 왔을 때가 아마 2000년 대 초반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한동안 잊고 있던 노래였지요. 그런데 2018년에 소설 마그누스를 읽는데, 이 '북쪽 남자', '절름발이'가 된 주인공 마그누스의 젊은 시절 모습이 아마 Northern Lad라는 곡에서 나오는 북쪽 사내가 아닐까~


그렇게 연상이 되면서, Tori Amos의 Northern lad가 새롭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흐느끼고 있는 분은 또 실비 제르맹 님의 소설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있는 여자와 연상이 되면서 제가 있어야 할 자리, 방향성을 견고하고 명료하게 새길 수 있었습니다.


절름발이, 하니 생각나는 박노해 님의 시가 한 편 있고, 3호선 버터플라이의 '불을 지르는 아이'도 떠오릅니다. 이 것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또다시 해보겠습니다.


소설 마그누스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해볼게요.


실비 제르맹 작가님의 책으로 제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고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경험한 소년이 자신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다가 기억을 찾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많은 감정들, 그리고 그 심리적 외상을 넘어가는 여정을 그린 책입니다.


이 소설을 계기로 저도 저의 외상을 의식화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이 저에게 특별합니다.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분노의 날들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난 책인데 소설의 형식이 매우 독특합니다. 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구나~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소설의 구성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신 부분은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곳곳에 실비 제르맹 작가님 특유의 문체도 만날 수 있고, 2차 세계대전의 처참한 상황을 시적으로 표현한 부분도 인상 깊었습니다.


한 개인이 역사와 시대, 그리고 사회의 영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고, 이 책을 통해서 2차 세계대전에 관심을 더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마그누스가 잃어버린 자신의 과거기억을 다시 찾게 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모든 것을 버린 채로 자신만의 세계로 은거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https://brunch.co.kr/@cream0201/41


https://brunch.co.kr/@cream0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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