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야 보이는 길
《도덕경》에 노자의 무위자연은 삶의 모든 것을 흐름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가 힘을 빼고 그 흐름에 맡기고 살아갈 것을 권한다. 이는 단순히 넋 놓고 살라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삶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주어진 조건들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이다. 이는 마치 파도타기와도 같다. 파도와 바람, 바다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인생의 수많은 변수들도 우리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위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선택할 수 있다.
세상을 원망하고 싸우며 버틸 것인가, 아니면 그 세상 위에 올라타 파도를 탈 것인가. 그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이런 관점으로 삶을 바라보면 쓸데없는 걱정과 분노가 줄어든다. 《도덕경》에 의하면 걱정과 분노라는 것도 사실은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강박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노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힘을 빼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주어진 것들을 활용하며 살라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들은 따지고 보면 삶을 완벽히 통제해서 얻은 것이 아니다. 얼핏 보면 스스로의 의지로 전부 성취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주어진 삶의 조건들을 적절히 활용한 결과이다. 통제가 아닌 조화 속에서 이뤄낸 것이다. 노자의 사상은 이런 삶의 역동성을 의식하고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