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고 싶을 때
여름이 떠나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아침에 일어나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면 뜨겁고 더운 바람이 훅 끼치던 것이, 어느새 차가운 바람으로 휘리릭 바뀌었다. 아, 이렇게 여름이 가는구나. 더울 때면 "아, 겨울 언제 와!"라고 외쳤었는데, 막상 진짜 찬 바람을 맞으니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벌써 그리워지는 기분이다.
여름은 두고두고 보관할 수 없지만, 빨갛게 잘 익은 완숙 토마토로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소개한다.
1. 빨갛게 잘 익은 완숙 토마토를 준비한다. 토마토의 탐스런 궁둥이에 십자로 칼집을 내어준다.
2. 끓는 물에 완숙 토마토를 데친 후, 찬물에 식히고 껍질을 벗겨준다.
3. 이제는 양념장을 만들 차례! 올리브유를 넉넉히 붓고, 새콤함과 단 맛을 취향에 맞춰서 가감한다. 주 재료로는 화이트 와인 식초, 레몬즙, 꿀, 알룰로스가 들어간다.
4. 다진 양파, 바질(냉동 바질도 가능!)을 함께 넣어서 섞는다.
5. 완숙 토마토 투하!
6. 짧게는 2-3시간 숙성 후에 바로 먹어도 좋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날수록 피클처럼 새콤달콤해진다.
이렇게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만들어두면, 입맛 없는 날 최고의 식사가 된다. 준비할 것은 오직 면뿐! 잔치국수용 소면도 좋고, 스파게티면도 좋다. 끓는 물에 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 후,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넉넉히 부으면 요리 끄읕! 토마토의 새콤달콤함과 바질의 풍미가 입안에서 춤을 춘다.
서양 사람들은 토마토 주스로 해장을 한다고 한다. 숙취에 고생하던 나는 이 토마토 마리네이드에 집에 있던 딱딱한 빵을 데우지 않고, 그릇에 빵을 담고 위로는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국물 자작하게 부어 촉촉해진 빵과 함께 말아먹었다. 이게 바로 서양식 해장국 아닐까?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먹으며, 가는 여름의 가랑이를 붙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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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는 요리먹구가 에리카팕님의 인스타그램을 참고했습니다.
얼마전에 브런치에도 입성하셨어요!
얼른 달려가보시길 바랍니다. :)
https://brunch.co.kr/@erikapark
- 파랑 -
지금은 꽤 숙성되어 피클처럼 새콤달콤합니다. 이럴 때는 고기에 곁들이면 뒷맛이 아주 개운합니다.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현재 매일 한 개의 에세이를 써서 매일 브런치에 업로드하는 '50일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47일째니까, 48,49,50 딱 3일 남았습니다. (믿을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