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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Sep 24. 2022

혼자서도 잘 해(먹어)요

나를 챙기는 법

    코로나 이후, 100% 재택근무가 되면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초반에는 집에 있으면 괜히 늘어지는 것 같아서 카페도 가보고 공유 오피스도 결제해서 다녀봤다. 하지만 올여름, 남향의 밝고 쾌적한 집으로 이사 온 후에는 집 밖에 잘 안 나가게 되었다.


    점심을 매일 혼자 먹곤 하는데, 잘 차려먹는 것도 어쩌다 하루 이틀. 대부분을 시켜먹거나 냉장실 또는 냉동실에 있는 즉석 음식, 먹다 남은 음식 등을 플라스틱 통째로 대충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었다. 그마저도 일하던 책상에서 그대로 노트북만 옆으로 치워두고 식사를 하는 것이다. 이게 식사시간인지, 근무 시간인지, 책상인지 밥상인지 구분도 안 갔었다. 그러다가 브런치에서 정말 좋은 글을 하나 보게 되었다.


https://brunch.co.kr/@yumyumdiary/44


    이 글을 보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내가 날 '진짜' 챙기고 있는 것인지.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걸 머리로만 알고 행동은 하고 있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다.'란 대답이 나왔다.



    그 뒤부터 누군가에겐 사소한 일일 수 있지만, 나에겐 대단히 귀찮은 일 중 하나였던 '혼자 밥 잘 차려먹기'를 시작했다. 반찬도, 음식도 예쁜 그릇, 좋아하는 그릇에 담았다. 수저받침도 놓고, 기분이 나는 날에는 테이블 매트도 깔았다. 업무 책상과 식탁을 분리했다. 평소 쓰던 작업 책상인 원목 책상을 업무 책상으로 만들고, 본래 식탁의 용도였던 동그란 원목 테이블을 깨끗이 치웠다. 식탁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아무것도 올려두지 않았다. 그렇게 점심을 정성스레 차려먹으니 업무 사이에 '아! 이제 점심시간이다!' 하는 구분도 확실히 생겼다. 예쁘고 맛있게 차려먹으며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담음새를 생각하며 메뉴를 고민하니 조금 더 건강하고 몸에 좋은 메뉴를 고민하게 되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숱하게 건네었던  문장, "  챙겨 먹어~"

    이제는 스스로에게 매일 다짐한다. "오늘 점심도 잘 챙겨 먹자!"




- 파랑 -

오늘 점심엔 어제 쓴 글의 영향을 받아 무수분 수육을 휘슬러 압력솥으로 해 먹었습니다. 입에서 살살 녹더라고요. 강력 추천드립니다!

https://brunch.co.kr/@creatorparang/169

현재 매일 한 개의 에세이를 써서 매일 브런치에 업로드하는 '100일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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