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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슬 스커트 Jan 09. 2020

일하는 애엄마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회의실에서 일어나는 남자들만의 수다

"육아휴직 갔다 와서 또 탄력근무한다고?"


어떤 여직원에게 둘째가 생긴 모양이다.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들이 예전보다는 훨씬 좋은 것 같긴 하다.

10년 전에 내가 출산할 때만 해도 이름뿐인 육아휴직을 가는 용자는 복귀할 생각이 없거나 복귀하더라도 어디 그냥 책상만 있으면 감사해야 하는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이제 육아 휴직은 출산한 직장맘들이 모두 다녀오는 기본 휴가가 되었다.


최근에는 탄력근무제가 도입되어서 출퇴근 시간을 조절해서 근무를 할 수 있으니 출산 후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여성들이 좀 더 편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여전히 현장에서의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첫째 출산 이후에 육아 휴직에서 복귀한 어떤 여직원이 얼마 되지 않아 둘째를 임신하여 탄력근무를 해야겠다고 팀장에게 요청을 한 것이다.

본부장은 육아 휴직 가서 쉴 만큼 쉬었는데 또 탄력 근무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그 팀장에게 물었다.


"아, 네. 뭐 곤란하죠. "


"일을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뭐, OOO가 집안도 좋고 그러니까, 애 빨리 낳고 일은 뭐 좀 쉬엄쉬엄 하려는 거겠죠. 요새는 부잣집 며느리들도 용돈벌이 겸 회사 나와서 쉰다고 하더라고요."


"아니, 아무래도 그렇지.  하루는 재택근무고 하루는 오후 4시에 마친다고?"


"염치가 없죠."


내가 투명인간인가? 아니면 나 또한 그들의 이야기에 100%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이들이 내가 없는 곳에서 나에 대해서는 과연 어떻게 얘기를 할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당신을 존재하게 한 사람도 여성이다!


새해가 지나고 뉴스가 하나 올라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해 인사를 건네면서 본인의 손을 과도하게 잡아당긴 한 여성신도에게 화를 낸 것.

다음날 교황이 그 여성신도에게 사과하면서

"여성을 향한 모든 폭력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신에 대한 모독"이라는 말을 하였다.

비단 폭력을 휘두르는 것 외에도 아이를 잉태하는 여성이 성스럽고 소중한 존재로서 인정받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이유가 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회사에서는 과장이면서 어떤 중년부부의 소중한 아들이기도 하면서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한 아이의 아빠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나'라는 존재는 어머니라는 여성으로부터 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임신한 여성들은 이 세상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여러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한 대단한 존재를 탄생시키려는 위대한 사람들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겉으로만, 앞에서만 축하해주지 말고 임신과 관련해서 사회로부터 지원받는 부분들에 대해서 당연히 인정하고 또 지원해주어야 한다.



업무와 업무 외적인 부분을 구분해서 비난하라.


왜 엄마가 됨이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왜 엄마로서 직장에 나와서 일을 하기 위해서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달리 조정하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왜 엄마들은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인지.


업무로서 질타하고 책임을 묻는 것은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다.

리더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엄마가 되는 것은 업무인가?

국가 혹은 회사가 제도로 만들어둔 것을 이용하는 것이 비난받을 일인가?


엄마로서 맡겨진 업무를 소홀히 하면 응당 비난받아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엄마 됨으로 인해서는 아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결원이 생기는 부분이 팀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짐을 더 지울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팀의 리더가 회사와 협의하여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라고 리더가 있는 거니까.


미래의 직장맘들이여, 좀 더 당당해도 좋다.

나는 누리지 못했지만, 우리 후배들은 좀 더 쉽게 편안하게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했으면 좋겠다.

아이란 사회가 그만큼 배려를 해줘도 충분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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