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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하네스 한 Jun 20. 2024

안경 쓴 사람은 사이보그일까?

최초의 사이보그와 그 정의

"사이보그가 뭐야?"라고 묻는다면, 흔히들 터미네이터를 떠올린다.


T-800 모델의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맡은 역의 그 모델을 생각하고 답했다면 정답이다. 하지만 왜 정답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사이보그의 개념을 대표적인 어떠한 '이미지'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비교대상이 이미지의 원형과 다를수록 더 특정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경우다: "안경을 쓴 사람은 사이보그일까?


 사이보그인지 아닌지를 1차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유기체와 인공적 대상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을 갖췄는지 보아야 한다. 이 정의는 1960년 최초로 '사이보그'라는 단어를 명명한 맨프레드 클라이네스(Manfred Clynes)와 네이든 클라인(Nathan Cline)이 제시했다. 그들은 '우주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신체 고안 위한 시도'로서 사이보그에 대해 논의했는데, 두 연구자가 제시한 사이보그는 ‘삼투압 펌프를 꼬리에 단 쥐’였다. 지구와 다른 기압을 가진 우주에서 생존하기 위해 혈압과 근육의 유지를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기관을 신체에 삽입한다는 상을 동물실험을 통해 보여준 것이다. 여기서 인공물(삽입된 기계)은 목적한 신체의 기능을 조절하고 향상하며(변화하는 기압 속에서 쥐의 혈압과 생명 체계를  유지시킴), 인공물과 결합된 신체는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사이보그)으로서 작용한다.


그렇다면 안경 쓴 사람은 사이보그일까?


 그렇다. 착용한 안경이 위 예시 속 삼투압 장치와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착용자는 생명체(유기체)이고, 안경은 인공물이다. 착용한 안경은 저하된 눈의 기능을 조절하고 착용자의 눈과 함께 ‘보는 기능’을 수행한다. 다시 T-800 모델의 터미네이터가 사이보그인 이유를 살펴보면, 인간의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인공물) 신체에 유기물인 생체조직으로 이뤄진 피부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생체조직으로 이뤄진 피부는 인간과 같아 보이 하는 위장 기능을 통해 터미네이터가 갖는 살인병기로서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한다. 물론 휴머노이드와 생체조직은 결합되어 하나의 시스템을 이룬다.


 위에서 언급했듯 유기체와 인공물의 결합은 사이보그를 판단하는 1차적인(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방법일 뿐이다. 단순히 ‘합일된 시스템’과 그로 인한 ‘기능의 연장’이 사이보그를 전제하는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1차적 구분만으로는 '안경 사람'과 '자동차를 탄 사람'간의 차이를 설명하기 힘들다. 전자는 사이보그지만, 후자는 사이보그라고 할 수 없다. 앞으로 연재될 사이보그에 대한 논의에서 사이보그의 속성과 '다른 기술적 결합과 사이보그 간 구분법'다루며 '안경 쓴 사람'과 '자동차를 탄 사람'의 차이를 다루고자 한다. 나아가 책의 말미에서는 '유전자 가위(CRISPR)를 통해 질병 발생 요인을 제거한 유아'와 같이 판단하기 더 까다롭고 다양한 기술적 존재 사례들도 구분해보고자 한다.




이미지 출처: playground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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