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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하네스 한 Oct 15. 2024

AI에 대한 인간의 반격

인간다움의 합이 AI를 능가한다

AI가 인간 대신 노동한다.


이 역사적 사건은 크게 두 가지 질문을 반한다.

1. 그러면 인간은 노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인가?

2. 노동하지 않으면 인간은 어떻게 먹고사나?


AI의 도래 이후, 우리가 마주하는 노동시장에서의 거의 모든 질문 두 질문에서 파생한다. 예를 들어 "(만약 노동한다면) 인간은 AI와 경쟁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1번후속문이 될 수 있다. 노동 의미의 재정립, 무노동과 그에 따른 재화의 분배 문제등은 2번 질문에 이어서 생각될 수 있다. 이 외에 여러 질문이 뒤따르지만, 대체로 1번 2번 질문에 귀결된다. 1번은 인간과 노동이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의미하고, 2번은 노동의 의미와 관련한 근원적인 의문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노동을 해온 선조들과 달리, 앞으로의 기술은 우리에게서 노동을 빼앗아 (혹은 우리를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 전례 없던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번 화에서는 1번 질문 "AI가 인간 대신 노동한다면, 인간은 더 이상 노동하지 않아도 될까?"에 대해 이야기하고 한다. AI가 어떻게 노동하는지, 이 상황이 인간에게 있어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인지 '노동의 강탈'인지, 그리고 인간이 AI와 어떻게 경쟁하게 될 지에 대한 가까운 미래를 려보고자 한다.




 노동은 '밥값'이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인간은 노동한다. AI가 인간 대신 노동한다는 사실은 더 이상 인간이 '밥값'을 못하게 될 것이라는 피상적이지만 원초적인 공포를 불러온다. AI가 더 간편한 인터페이스를 갖춰 누구나 손쉽게 AI를 사용하는 시대에 진입하고,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겼던 창조의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장시키면서 이러한 공포는 우리에게 시대적 질문에 답을 강요한다.


그러면 인간은 노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인가?


 혹자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 해방은 당연한 시대의 수순이고 인간은 더 이상 노동이 아닌 '작업'과 '행동'에서 스스로 의미를 찾아야 한다 ¹고 이야기한다. 또 노동 시장에서 AI를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도구로써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필자 역시 일부 동의하는 부분이 있으나, 기술에 의해 펼쳐질 현실이 그렇게 이상적일까라는 의문이 있다.


AI가 노동해도, 인간 역시 노동한다.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게 되더라도 인간은 그 시대에도 여전히 노동할 것이다. '노동으로부터의 해방'도, '노동의 강탈'도 완전히 이뤄지지는 못하리라 본다. 사회에도 인간 자신에게도 '인간의 노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간 자신에게 필요한 '인간의 노동'은 노동의 의미를 다루는 다음화에서 살펴보겠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인간에게 노동은 필요하다. '인간'이라는 자원이 있으니 방치하기보다 사용하자는 디스토피아적 사고가 아니다. AI 노동의 시대에 인간은 AI와 맞선 새로운 방식의 노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선 대다수의 직업에서 노동은 AI와 결합된다. 그 결합의 형태는 약한 결합의 'AI 인터페이스의 사용'일 수도, 강한 결합의 'AI와 결합한 사이보그' 수도 있다. 좋고 싫고의 문제를 떠나서 AI와의 결합이 강요될 텐데, 인간 개인의 필요라기보다는 사회의 필요에 의해 AI와의 결합이 이뤄진다. 확히는 노동시장에서 AI에 뒤지지 않는 생산성 발휘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AI와의 결합'이라는 선택이 이뤄질 것이다.


 이 같은 결합이 강요되는 이유 중 하나는 AI와 결합한 인간이 발휘 가능한 능력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AI는 '학습(Learning)'의 방식을 통해 성장한다. 학습은 방향성을 가지기에 AI는 특정한 상황에서 굉장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렇기에 "군사분야 AI에게 작곡을 시킨다면?" 혹은 "문학작품을 써주는 AI에게 가사업무를 맡긴다면?" 당장 그 작업의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AI와 결합한 인간의 경우,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라 대처하고 소통이 필요한 노동 현장에서 보편성을 발휘할 수 있다.² 그렇다면 범위를 좁혀, 특수한 조건 하에서 여전히 인간은 AI와 경쟁이 가능할까? 협동하면 충분히 경쟁 가능하다. 여기서 협동은 인간다움의 합(合)이라 할 수 있는데, 단순이 다수의 합이 아닌, 공감하고 상호작용하여 결과를 도출하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사이보그가 된 인간이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AI를 통해 발전시킨다면, 한 개인으로는 AI와의 경쟁이 힘들겠지만 여럿이 각자의 서로 다른 특수성을 발휘해 AI와 경쟁이 가능하리라 본다.


'보편성''협동', 이 두 가지 특성이 AI의 특수성과 경쟁할 수 있는 '인간의 특수성'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인간은 AI와 결합하여 AI의 시대 이후에도 노동할 것이다. 물론 이전처럼 싫어도 해야만 하고, 살기 위해 해야 하는 노동에서 벋어나 노동을 통해 얻는 '또 다른 이익'을 위해 노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그 또 다른 이익에 대해서는 다음화에서 이어 논의하겠다)


노동시장에서 AI에 대한 인간의 반격은 그렇게 이뤄질 것이다.




각주

1.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노동', '작업', '행동'을 한 인간으로 온전히 존재하기 위한 조건들로써 설명한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노동은 생계를 위한 생산활동이고, 작업은 발명과 창조의 활동이며, 행동은 정치적이고 관념적인 가치를 위한 활동이다.


2. AGI(인공 일지능)이 나타나면 AI가 상대적 약점이었던 보편성마저 지니면서 인간을 완전히 압도한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AGI 역시 기술적 대상인간 합될 수 있다. 리가 눈여겨야 할 부분은 AI가 보편성을 갖느냐 그렇지 못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AGI와 결합되어 (그 결합의 방법 중 하나인 사이보그가 되어) 각 객체가 더 특수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점에 다. 그렇게 사이보그가 된 인간은 더 고차원의 다양한 결과들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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