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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횡 Apr 01. 2024

왜 퇴사를 하려고 하는가(1)

어쩌면 이 주제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일 수도 있겠다. 왜 퇴사를 하려고 하는가? 퇴사를 결심하는 사람마다 각각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주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1. 하고 싶은 게 있어서

2. 현재 직장에 불만이 있어서


이렇게 두 가지로 말이다. 내 경우는 2번의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다니던 직장에서 그린 미래의 내 모습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마 퇴사를 결심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두 번째 유형에 해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내 주변에서 퇴사를 한 사람들은 거의 그러기도 했고 말이다.


만약 내 주변에 누군가가 본인은 첫 번째 유형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나에게 '이러이러해서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한다면 나는 딱히 그 사람의 퇴사를 말릴 생각도 없이 퇴사를 추천할 것이다. 그러나 한번 정도는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할 것 같다. 진심으로 첫 번째 유형이 맞는지 말이다.


혹시나 이 글을 보게 되는 누군가도 자신은 진짜 하고 싶은 게 있어서 퇴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당연히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굳이 한번 더 생각해 보라고 하는 이유는 그것이 착각인 경우도 꽤나 많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다른 것이 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싫기 때문에 일종의 회피성으로 그렇게 얘기를 하는 것이다. 다른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이다.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어서 나간다면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계속 다닌다고 했을 때도 불만이 없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왜 현재 직장을 다니기 전에는 지금 그토록 하고 싶다는 그 일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도전하지 못했는지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변에 그나마 첫 번째 유형에 가까운 친구 얘기를 조금 해보자면, 일단 전 직장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었고 또한 그 안에서도 꽤나 좋은 부서에 있었다고 한다.(좋은 부서였다는 것은 본인이 말한 것이 아니라 같은 회사 다니는 다른 친구를 통해 들었다. 어차피 대학동기들이라 같은 회사에 들어간 친구가 몇 명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3년 정도 다니다가 퇴사를 하였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는 누구 밑에서 일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일을 하는 게 더 맞는 사람인 걸 깨달아서 그런다고 했다. 그렇게 나와서 이런저런 일을 시도하고 있지만 일단 현재는 대학 동기 모임에서 나와 같은 동병상련의 백수역을 맡고 있다. 그래도 항상 본인은 그 회사를 나온 것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가 없다고 한다. 최소한 하고 싶은 일을 알고 그 일을 찾아가는 과정 안에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는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진심으로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퇴사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디서 들었는데 죽기 전에 자신이 해본 일들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지만 안 해본 것들에 대해서는 후회한다고 한다. 다만 그 마음이 진짜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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