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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곧 Sep 15. 2018

베르겐

베르겐 항구에 붙어있는 호텔방 덕분에 베르겐 항의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껏 감상 할 수가 있었다. 베르겐은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다음의 두번째로 큰 도시이며 최대 항만도시이다. 이런면이서 보면 부산항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컨테이너부두나 화물선 부두는 도심 밖 여러곳으로 분산되어 있고, 도심과 가까운 곳은 베르겐 항은 여객선과 쿠르즈선 레저선등이 정박해 있는 점이 좀 다르다.  크기가 큰 선미가 하늘로 올라간 아름다운 범선, 15만톤은 되보이는 크루즈선, 여객선, 흰색보트들이 정박해 있는 관광항의 모습이었다.


그 주변에는 흰색과 벽돌색, 빨강과 노랑 등 원색으로 색칠되어 있는 삼각형 지붕과 벽에 많은 창문의 노르웨이 전통 집들이 늘어서 있다. 그런 집이 산위에도 곳곳에 박혀있다. 우리 울룽도에도 산위에 집을 지었는데 울룽도의 집은 생활형이라면 이곳의 집은 전시하려고 지은 듯 아름답다. 집을 예쁘게 짓지 않으면 허가를 해주지 않았는지 하나같이 못난게 없다. 사실일 수도 있다. 길에 박혀있는 네모난 돌하나에도 정성을 들인 흔적이 보이며, 하나같이 잘관리되어 있는 집 칼러가 그랬다. 우리네 어촌이나 포구도 정성을 들여 가꾸어야 할 필요가 있다. 동화같은 항구도시 풍경에 넋을 놓고 바다와 산을 바라보게 된다.

비오는 베르겐 항을 여유롭게 걸었다. 사실 쾌청한 날씨를 바랐지만 베르겐 지역은 연간 270일 이상 비가 오는 곳이라니 비오는 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드려야겠다. 잠시 파란하늘 보이며 햇살이 항구를 비추자 산에 있는 집들위로 무지개가 뜬다.

한 카페 안을 들어가 보니 벽면과 천장이 모두 오래된 배의 목재를 이용해 지은 곳이다. 그 옆에 있는 목조건물은 오래되어 그런지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데, 그 옆 다른 건물이 받치고 있어 쓰러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 두건물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니 바닥도 나무, 양 옆 벽도 나무인 길이 나온다.

이곳이 그 유명한 브뤼게 스트라데 (Brygge strade)인 모양이다. 뒷골목으로 들어가니 지금은 카페나 상점 등으로 운영되는 역사가 오래된 집들이 나타난다. 건물꼭대기에 망루같은 도르래가 있는 원색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5미터는 되어 보이는 나무로 깍아 만든 대구 같이 생긴 말린 생선 목각이 눈에 들어온다. 당시 많이 잡힌 대구가 고마워 이를 기려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까? 해상 상인들과 어민들의 손 때 묻은 반질반질한 나무들을 만져보며 뱃사람의 역사속으로 빨려들어가 볼 수 있었다.

항 주변에 어시장이 있다. 게, 랍스터, 연어, 새우, 홍합, 참치 등을 팔기도 하고 조리해 주기도 한다. 부산 자갈치 시장의 한 코너 정도의 규모이지만 손님들로 북적였다. 수산물을 먹는 행복한 미소의 젊은이들이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그들사이에 숨어 맥주와 해산물을 먹으며 아름다운 풍광에서 낭만과 여유를 느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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