⑮⚠ 이 글은 풍자와 허구적 상상에 기반한 문학 창작물로, 특정 인물·단체와 무관합니다. 다소 거친 표현이 포함되어 있으며, 불편할 수 있는 분들은 열람을 삼가 주세요.
나는 그 행복과 자신감으로 가득 찬 얼굴을 볼 때마다 속이 뒤틀렸다.
아마도 그는 꽤 오래된 황태자였을 것이다.
어떤 이들의 눈에는 근사해 보였을.
아닌데? 그는 늙었다. 그도 늙었다.
그의 낡은 육신 역시 감출 수 없는 죽음의 냄새를 풍겼다.
나는 그가 그런 사실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점이 더 싫었다.
그의 낡음보다.
파란 왕자가 자랑했다. 비행선을 하나 샀다고.
감탄과 부러움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나는 내 용맹한 전사들, 수다스러운 파랑새들의 무지,
그의 이혼, 전과, 약물 중독 이력까지
묻지도 않은 사랑을 또 배웠다.
그의 과거가 이따금 빛날수록 그는 더욱더 흥미로워졌다.
어느 날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를 초대했다.
세계 최고 부자의 결혼식에 초대받은 그는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객석에 선 채 신이 나 손뼉을 찹찹 쳐댔다.
평소 그가 가장 경멸했을 모습과 매우 닮아 있었다.
재미있고 한심하고 웃겼다. 반짝이는 모든 것은 언제나 그렇듯.
출소했을 때였나, 포도청에 출두하던 날이었나.
그는 세상의 고통을 다 짊어진 듯한 표정으로 등장했다.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웃어 시발. 어차피 넌 VIP룸이니까.’
그를 향한 강렬한 사랑이 나를 사로잡았다.
저런 인생은 도대체 무엇이 억울하단 말인가.
그가 누려왔던 풍요를 상상하며 검색창을 들락거렸다.
광고가 나왔다. 누군가의 가난했던 과거, 라면 하나를 끓여 나누는 할머니와 소녀,
내 기억 저편에 있던 그립고 누추한 시절, 다시 떠오르는 할머니와 소녀의 기억.
영상 속 아이도 훗날 나처럼 슬퍼할까, 나만큼 미칠까.
동생이 밖에서 맞아 죽었다.
그의 동생도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나는 그 사연이 궁금했다, 거지처럼.
감히 어찌 비교를.
내 동생은 도축, 조금도 우아하지 않은, 결단코 비자발적인.
한평생 박봉에 헐떡인 내 아버지, 궁상스러운 오빠들,
한 사람은 노쇠한 경비원, 다른 한 사람은 소리 없이 지워질.
바다 건너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파란 왕자가 보안 인력을 감축했다고.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 나라는 정말 안전한걸.’
가난한 우리 가족도 이 나라에 살 수밖에 없을 것이고
부유한 그의 가족도 결국 이 나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들만큼 우리도 이 좋은 나라에 머물러야만 한다.
이해받지 못하는 삶이라도, 계속 살아야 하기에.
그의 교만한 모습이 오래된 필름 속에서 다시 한번 더, 마무리.
어린 딸을 안고 야구장에 선 그의 의기양양한 표정, 나는 중얼거렸다.
‘참 복도 많아. 난 내 서방 얼굴 한번 못 봤다.’
흘러넘치는 승리를 감출 필요 없는 승자들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TV에, 누군가 그것을 영원히 유튜브에.
그들의 자부심, 그들의 승리, 뒤틀린 내 위장은
라면 한 젓가락 넘기는 것이 수치스럽구나.
그러나 나는 이제 그를 잊으리,
진작에 그가 나를 잊었듯이.
나는 망각조차 그보다 한발 늦는구나.
역시, 가난한 집 딸년들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내가 머무는 이 깊은 바다는
이미 용맹한 전사들의 영원한 전쟁터,
손대면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는 그의 손은
이 성스러운 전쟁을 이미 소유하되,
결코 온전히 누릴 수는 없으리라.
천국의 문은 그에게 더는 의미 없을 것이므로.
어디선가 파랑새 하나가 말을 걸어왔다.
‘아줌마도 그 사람 좋아하지? 그의 빛나는 푸른 갑옷은 모든 여자의 로망이라고.’
나는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계속 잘살기를.
가난했던 소녀의 꿈은 이제 끝.
파란 왕자, 너는 이제 충분히 못생겼다.
A dios.
Ⅰ참고 ¹ : 파란 왕자, 프린시페 아술(Príncipe Azul). 스페인어에서 이 표현은 동화 속에 흔히 등장하는 이상적인 남성 주인공, 즉 '백마 탄 왕자님'이나 '이상형 남성'을 의미합니다. 대개 잘생기고, 부유하며, 친절하고, 여주인공을 구원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현실에서는 이러한 완벽한 남성을 풍자하거나 비현실적인 이상형을 비판적으로 언급할 때도 자주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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