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데이트하다 통곡한 사건
"우리가 결혼하게 되면 말이야..."
나: "그렇게 결혼이 하고 싶어?"
구남친: "응! 하고 싶어, 자기랑!!"
나: "왜? 내가 좋아?"
구남친: "당연하지! 너무 좋아, 자기가."
나: "그때, 자긴 왜 그렇게 나랑 결혼이 하고 싶었어?"
구남친: "그냥, 사실 난 그때 나이가 있었으니까, 결혼할 생각이 아닌 사람이랑은 사귈 생각도 없었어. 그런데 자기를 만난 첫날, 자기가 나한테 '어? 갤럭시 S6 쓰시네요?', '어? 트래커 쓰시는 분들 많이 못 봤는데, 시계 말고 트래커 쓰시네요!' 했을 때, '아 이 사람 참 밝고 긍정적이구나, 우리는 참 통하는 게 많구나, 괜찮다... 이런 사람이라면 결혼을 생각해 봐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었어. 그래서 내가 적극적으로 대시했던 거고, 사귀고 난 담서부터는 난 자기랑 결혼하고 싶었으니까, 꾸준히 결혼 이야길 언급했던 거지. ㅎㅎ"
나: "자기, 결혼할 준빈 돼 있는 거야?"
구남친: "지금부터 하면 되지! 자긴 결혼식은 어디서 하고 싶어?"
나: "나는 회사에서 하고 싶어!"
구남친: "오 그래? 나도 그게 좋을 것 같아! 호텔 같은 데 말고?"
나: "응! 결혼식장에 돈 많이 들일 생각 없어. 그냥 밥 맛있고, 주차하기 좋은 데. 그런 데가 결혼식장으론 딱인 것 같아"
구남친: "좋아! 그럼 신혼여행은?"
나: "난 옛날엔 유럽이 좋아서 휴가도 유럽으로만 다녔는데, 신혼여행은 휴양지가 좋을 것 같아."
구님친: "좋다, 나도 그러면 좋을 것 같아."
나: "자기야, 그럼 집은?"
구남친: "자기는 어디에서 신혼생활 시작하고 싶어?"
나: "음... 나는 회사 좀 가까운 우면동?"
구남친: "어??? 우.. 우면동?"
나: "응! 우면동! 거기 좋더라고"
구남친: "음... 자기야, 경기도권은 안될까? 거긴 엄청 비싼 동네야."
나: "얼만데?"
구남친: "10억은 할 거야, 아마..."
나: "그렇게 비싸? 그러면... 판교!"
구남친: "판.. 교? 판교도 좀 비싸긴 할 텐데.. 그래도 한번 알아보자!"
나: "자기 돈은 얼마나 있는데..?"
구남친: "한... 7천 정도 될 거야. 그리고 대출을 좀 받아야 하고."
구남친: "자기야! 왜.. 왜 그래??? 응? 울지 마... 울지 말고 우리 잠깐 어디 들어가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응?"
나: "나 대출하기 시러어.... 엉엉엉... 나 대출 무서워... 대출 안 하면 집 못 구하는 거야?"
"난 대출 안 할 거야. 못해... 무서워. 나... 결혼 안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