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렸지만, 괜찮아
보건실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
‘이 친구 이름이… 우진이었나? 하랑이었나?’
두 아이 이름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자꾸만 겹쳐지는 두 얼굴.
그래…
아마 우진이일 거다.
아차, 또 틀렸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아이들은 번갈아 보건실에 왔다.
이번엔 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이 친구 이름은 분명… 하랑이다.
나는 확신을 담아 물었다.
어이쿠.
서로 닮은 것도 아닌데 왜 자꾸 헷갈릴까.
한 번쯤은 맞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리만치 매번 틀린다.
‘다음부터는… 먼저 이름을 묻지 말자.’
속으로 그렇게 다짐하던 찰나,
며칠째 이어진 실수에 우진이는 결국 투덜거렸다.
아휴, 선생님! 어제도 왔고, 엊그제도 왔잖아요!
그 말이 ‘이 정도면 외우셔야죠’라는 뜻인 걸 알면서도 왜 이리 구분이 안 될까.
다음 날 아침, 우진이는 비장한 표정으로 보건실 문을 열었다.
이마 한가운데에는 또박또박 이름이 적힌 노란 포스트잇이 딱 붙어 있었다.
6학년 1반 ‘우진’
푸하하-
그 재치 있는 등장이 어찌나 귀엽고 짠했는지 웃음이 터졌다.
“이제 절대 틀리면 안 돼요, 선생님.”
우진이는 새침하게 웃었다.
그 눈웃음에 나도 또 한 번 웃음이 났다.
“어우, 미안하다. 이제 안 헷갈릴게.”
솔직히 말하면, 우진이가 자주 올 때면 가끔은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다.
‘내가 괜히 과잉 치료를 하는 건 아닐까?’ 걱정도 살짝 든다.
하지만 포스트잇을 붙이고 장난치며 웃는 우진이 모습을 보면,
이 보건실이 우진이에게 참 편안한 공간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기억은 가끔 틀릴 수도 있지, 뭐.’
나는 그렇게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내 작은 헷갈림 덕분에,
우리는 웃었고 하루가 조금 더 특별해졌다.
✏️ 일러스트 by 달토
✏️ Instagram @dalto_toon
※ 본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사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