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스정 Jul 12. 2024

피부가 맑아졌네?

1년 동안 걸어 둔 새 원피스를 입게 되었다.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주방에서 1시간 넘게 있어 본 적이 기억도 안 난다.

아이들이 독립한 뒤로 거의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았다. 대충 인스턴트 음식과 과일로 그리고 적당한 알코올로 그냥 한 끼를 때우고 살았었다. 불과 5개월 전까지.

그 결과로 얻은 건 원인을 알 수 없는 대사이상증후군이라나? 암튼 성인병의 시작 전 단계였다. 

저녁이면 다리가 퉁퉁 붓고 얼굴은 푸석푸석하고 풍채 넉넉한 아줌마의 자태였던 내가 지금은 변했다.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피부가 너무 맑아졌네~ 뭐 했어?"

"살 빠졌네? 이 번에는 무슨 다이어트했어?"

"며칠 동안 한 거야? 진짜 넌 고무줄 몸무게다."


아래 사진은 5월 한 달 동안 나의 식단이다. 

야채를 손질하고 정리해서 일주일 도시락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 지 모른다. 

5주가 지나면서  창의력이 발휘가 되는 것 같다. 다양한 야채들을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시도를 한다. 5분도 안 걸리던 식사 시간이 20분 이상이나 걸리도록 천천히 먹게 되었다. 

식사시간을 늘리는 일에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 타이머를 맞추고 10분이 지나기 전에는 남은 음식을 삼키지 않고 계속 씹어 먹으면서 식사 시간을 길게 만들었다. 지금은 가끔 30분 동안 식사를 하기도 한다.

율무와 수수, 현미와 보리, 병아리 콩이 들어간 통곡물 밥의 진정한 단맛을 알아 버렸다. 

야채와 친해지면서 먹기에도 너무 아깝고 예쁘게 보인다. 나만 그런가?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1달에 3kg씩 감량이 되었다.

이 표에서 보면 6시간 수면과 16시간 간헐적 단식은 꾸준히 했다. 

운동은 항상 하고자 하는 마음뿐이고  잘 되지 않았다.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할 수가 없어서 아파트 계단으로 출퇴근하고 회사에서도 3층에 있는 화장실까지 걸어서 올라가 이용을 했다. 삶 속에서 실천하는 생활형 움직임으로 운동을 대신했다. 

그렇지만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트레킹을 해서 2만 보 이상의 걸음을 걷는 것을 꾸준히 했다. 

물은 야채를 많이 먹어서 인지 생각보다 마셔지지 않았다. 

목마를 때 마시라고 했는데 목이 마르지 않았다. 단 어쩔 수 없이 회식이나  외식을 한경우에는 물을 더 많이 먹게 되는 것을 경험했다. 자연스럽게 외식이 하기 싫고 집에서 먹는 밥과 직접 준비한 도시락이 먹고 싶어 약속을 하지 않게 된다. 이런 변화가 너무 신기하다.


 8주가 지나면서 못 입던 옷을 입게 된다. 

작년에 막내딸이  사 준 원피스를 드디어 입게 된 것이다. 

"엄마! 내가 이 원피스 사 줄 테니까 살 빼서 입어요~"

아웃렛 쇼핑 갔다가 매장에 걸린 원피스를 보고 "그림의 떡이다!" 하며 한숨짓는 나에게 막내딸에 한 말이다.

옷장 안에 1년을 걸어두었다가 드디어 햇볕을 보게 된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 교회에 가면서 입고 갔다. 감사가 넘친다.  


5주에서 9주를 지나오면서도 계속 실천한 것은 기상 후 음양탕을 마시는 것과 14시간 이상의 간헐적 단식, 20분 이상의 식사시간 확보였다. 그리고 기록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하고 12주 까지는 위의 한글 파일에 기록을 했었다. 지금은 노트에 수기로 다이어트 기록을 남기고 있다. '셀프모니터링'을 하는 것이다.

내가 먹은 음식, 수면시간, 몸무게등을 기록하며 일주일, 하루, 한 달을 반성하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이렇게 하루하루의 삶이 살을 찌우지 않고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로 변화하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전 14화 몸과 마음의 안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