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채용하는 직무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채용담당자도 현업에서 일하는 면접관들이 (직무 적합도 측면에서) 어떤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지는 알기 힘들다.
당연하다. (채용하는) 직무를 잘 모르는데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할 것인가” “그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는가”를 알 수 알겠는가?
그렇게 보면 취업시장만큼 정보 비대칭성이 심한 곳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온갖 ‘뇌피셜’이나 ‘카더라’가 횡행하는 배경이다.
따라서 ‘뽑히고 싶은 사람’인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누구보다 ‘뽑는 사람’인 면접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면접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지원자가 결국 취업경쟁에서 승리한다.
그렇다고 오해마시라… 면접관 경험이 많은 저자의 책을 사서 읽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세상에 수많은 기업들이 제각각 자신만의 기준으로 원하는 인재를 뽑는데 그걸 하나의 잣대로 재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면접관은‘우리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뽑는다. 그 ‘우리’가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경험 많은 면접관도 모든 회사에서 통하는면접의 정답은 알 수 없다. 회사마다 지원자에 대한 평가의 척도가 되는 인재상이나 기업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지원한 직무에 따라서도 필요로 하는 역량에 차이가 있다.
심지어 같은 회사, 동일한 직무 내에서도 면접관에 따라 평가의 잣대가 다를 수 있다. 그동안의 조직생활을 통해 쌓은 경력이나 각자가 생각하는 소위 ‘성공방정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즉 쌓이고 쌓인 경험이 만들어낸 자신만의 채점표가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어떤 지원자가 우리회사가 찾는 ‘적합한 인재’이고, ‘미래의 일잘러’가 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면접관마다 다를 수 있다.
만약 면접에 정답이 있다면 면접관 숫자만큼 나올 것이다. “면접의 정답이 무엇인가?”는 백 명의 면접관이 대답한다면 백 개의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실제 지원자에 대한 평가에서 면접관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일이 왕왕 일어난다. 인재를 뽑는 기준이 면접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혹은 어떻게 해야 합격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건 미스터리의 영역이다. 그러니 아무리 면접관 경험이 풍부한들 그가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100% 맞는다는 보장은? 당연히 없다.
필자는 지난 2006년 처음 면접관 경험을 했다. 그때부터 매년 면접관으로 채용시즌을 맞이했으니 꽤 오랜 경력을 쌓은 셈이다. 그것도 인턴·신입사원(고졸/대졸) 면접, 1차 면접·최종면접에 꼬박꼬박 불려 갔으니 어림잡아 300회 이상은 면접을 본 듯하다.
또 인성(역량) 면접·PT면접·토론면접·롤플레잉(Role-Playing) 등 다양한 유형의 면접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면접에서 만난 취업준비생들만 줄잡아 수만 명은 될 듯싶다.
주변에서 “직업이 면접관”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정도다. 그렇다면 필자는 면접의 정답을 알고 있을까? 이렇게 말하는 필자도 솔직히 잘 모른다. 당연히 이 책에 담긴 내용도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뇌피셜일 뿐이다.
면접은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시험이 아니다. 면접관과 지원자들이 오감(五感)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장(場)이 면접이다. 그런데 어떻게 틀에 박힌 정답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세상 어디에도 책 한 권으로 끝내는 취업의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업대비서만이 아니다. 세상을 떠나시기 얼마 전에 출간한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필자가 주목했던 구절은 “책이 페이스북을 못 이기고 철학이 블로그를 못 이기고 클래식 음악이 트로트를 못 이기는 시대”라는 대목이다.
곱씹을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선생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울림을 주고 떠나셨다. 그런데 선생에게는 ‘페이스북’이겠지만 요즘 청춘들에게는 편의성을 바탕으로 소통과 정보교류의 중요 수단이 된 ‘유튜브’가 아닐까 싶다. 스마트폰 시대에 책을 보는 일은 고전적인 느낌마저 준다.
동영상에 열광하는 시대! 더더욱 글보다는 영상이 친숙한 세대이기에 취업시장에서도 유튜브가 책을 대체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면접 팁 영상들을 보며 면접을 준비하고 있을 테다. 이어령 선생님도 요즘이라면 “책이 유튜브를 못 이긴다”라고 말씀하셨을지 모른다.
그야말로 유튜브가 청춘들이 목말라하는 ‘면접 정보의 보고’인 셈이다. 콘텐츠도 저자(운영자)도 취업대비서와 판박이다. 게다가자극적인컨텐츠에유리한유튜브의알고리즘탓에 ‘정답’이나 ‘필살기 비법’을 썸네일로 붙인 동영상들이 차고 넘친다. 그 안에서 ‘취업의 만렙’을 자처하는 전현직 채용(인사) 담당자나 성공한 취업준비생들이 열심히 면접의 정답을 풀어놓는다. 그렇다면 똑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유튜브에는 과연 ‘면접의 정답’이 있을까?
필자를 포함해서 세상 어느 누구도 면접의 정답은 모른다. 정답이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면 취업은 더욱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성공취업의 실마리를 푸는 단서라면 제공할 수 있다. 기업은 ‘우수한’ 인재가 아니라 ‘OOO’ 인재를 뽑는다. OOO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 바로 ‘적합한’이다.
최근 채용 트렌드의 핵심이자 브런치 칼럼을 통해 취업준비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또한 요즘 기업들이 지원자에게 바라는 최고의 스펙으로 우리회사와 직무, 그리고 ‘나’에 대한 깊고 폭넓은 이해와 치열한 고민을 꼽는 이유다.
적합한 인재란 (지원한) 기업이나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물론이고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나 조직문화에 부합하는 태도·가치관·행동양식 등 소프트한 역량을 모두 아우르는 인재를 말한다.
지드래곤의 노래 <삐딱하게>에 나오는 “영원한 건 절대 없어”라는 가사처럼 최근 핫한 AI 면접이나 화상면접 등 채용 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아무리빨리바뀐다고해도 본질은 결코 달라지지않는법이다.
아무리 최첨단 디지털 세상이 오고 채용 방식이 상상할 수 없이 변하더라도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RightPeople)’ 인가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채용의 근본 원리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취업준비생들도 ‘적합한 인재’라는 관점에서 채용시장을 들여다보면 많은 것이 달리 보일 것이다. 무작정 면접 대비서나 유튜브에서 정답을 구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치열하게 답을 찾아보자.
“지원하는 회사(직무)에 딱 들어맞는 ‘적합한 인재’는 누구일까?”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어떤 역량이나 강점을 갖고 있는가” “앞의 2가지 질문이 매끄럽게 연결되는가?”
만약 이런 질문들에 확신에 찬 대답을 할 수 있다면 드디어여러분이그토록 바라던 취업의 정답을 찾은 것이다. 더 이상 면접 대비서나 유튜브에서 정답을 구할 필요가 없을 테다.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의 정답을 알려달라”라고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외쳐댄다. 하지만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 인생의 정답은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
인생의 정답은 ‘파랑새’와 같다. 여기저기를 찾아 헤매지만 결국 정답은 우리 안에 있다. 삶의 한 여정인 취업도 마찬가지다. 취업준비생들도 이제 외부로 향하던 시선을 내부로 돌려야 한다.
취업의 정답을 알려줄 누군가를 찾아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정작 우리의 내면은 취업에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미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눈길이 아직도 바깥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우리자신을되돌아볼때다. 잊지 말자. 취업의 정답을 말해줄 수 있는 세상에 유일한 사람은? 나 자신이다. 스스로 취업의 길을 찾아낼 수 있는 힘. 우리 안에는 분명 그런 힘이 존재한다. 다만 아직 꺼내 쓰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타는목마름’처럼취업에대한갈증을느끼는 청춘들에게 “나를 돌아보라”는 말이 쉽사리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무슨 말을 듣더라도 당장은 눈앞의 취업만 중요하다고 느끼겠지만 진로는 긴 안목으로 선택해야 한다. 직업생활은 순식간에 승부가 가려지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평생을 함께할 마라톤이기 때문이다.
성공취업이라는 기나긴 이야기의 진짜 시작은 입사부터다. 그래서 결론은 하나다. 세상 어디에도 취업의 정답은 없다. 당연히 취업의 정답을 알려줄 사람도 없다. 결국 취업의 성공방정식은 나 스스로 풀어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