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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말하다

짓밟으며 피어나는 것에 대하여

by 북인포레스트

개울가에 촉촉이 묻어나는

개구리의 삶

한 개


힘찬 뒷다리의 힘줄을

그 내딛음을

희열과 맞바꾼

그 작은 비명은

그렇게 소멸해


관대한 바닥

하늘을 우러러 웃는

숨통과 목들을 받쳐드는

믿음이란 영원히 나의 것

변주곡은 성립하지 않기로


허리는 기역으로 그러려니 숙였더랬지

낫으로 찍힌 고향들을 눈으로 밀어내며

혼자 핀다고 믿고 싶은 것들에게

혀를 대차게 차주었더랬지


얼마나 어두워져야 할까

소외와 울상의 언사들이 환해지면

다음은 영원한 빛이려나 했던 하루가 있었는데


아니, 아니지.

직선은 그렇게 올곧게 뻗지 않아

우둘투둘한 면발 같은 곡선들이

보기 좋게 다듬어진 찰나의 선일수도

울퉁불퉁한 고갯마루에 잠시

협소한 도량을 작게 걸쳐둔 것일 수도

믿음이라 믿었던 희망이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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