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77] 나만의 순간
D-277. Sentence
나만의 순간
느낌의 시작
‘나만의 순간’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곰곰이 되뇌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내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은 결국 나의 선택으로 일궈진 ‘나만의 순간’이라는 것. 어떤 상황이 닥쳐올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할지는 결국 나의 몫이었다.
마음의 흐름
며칠 전 개강 첫날, 안성에서 수업을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첫째 저녁 도시락을 챙겨 수학학원으로 향했는데, 갑자기 전자기기 점검 알림이 쏟아지더니 차가 도로 한복판에서 멈춰버렸다. 뒤에서 날아드는 신경질적인 크락션에 당황하며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고, 남편은 보험사와 견인차부터 부르라고 했다.
곧 첫째가 현장으로 달려왔고, 이어 도착한 견인차가 차를 근처 정비센터로 옮겼다. 밧데리와 발전기를 교체해야 한다며 제시된 금액은 상당히 컸다. 남편이 다시 통화해 조금 할인된 금액으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기에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잠시 후 남편에게 또 전화가 왔다. “시세보다 너무 비싸니 다시 옮기자”는 것이었다. 결국 다시 견인차를 불러 집 근처 기아정비센터로 보냈고, 문 닫힌 정비소 앞에 차를 두고 첫째와 함께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긴 하루였다. 내가 원한 상황도, 예상한 상황도 아니었지만, 결국 내 선택들로 채워진 하루였다. 아들을 데리러 간 것도, 남편의 의견에 동의해 정비소를 옮긴 것도 모두 내 선택이었다. 다음 날 아침 남편이 다시 정비센터에 가 차를 고쳤고, 차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일상은 다시 이어졌다. 첫째는 훈제 닭고기를 한입 가득 머금고 학원으로 향했고, 둘째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놀이터에서 뛰놀다 집에 들어와 EBS 만점왕을 듣고 있다. 남편은 야근을 예정했고, 나는 저녁을 준비하며 세탁기를 돌렸다. 설거지를 끝낸 뒤 딱 맞춰 빨래를 꺼내 베란다에 널고, 지금 이렇게 브런치 글을 쓰고 있다.
무엇이 ‘나만의 순간’이 아니겠는가. 엄마 퍼스널브랜딩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정도, 특강이 잡히고 제안서를 고쳐가는 시간도 나만의 순간이다. 두 아들의 저녁을 챙기고, 빨래를 널며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까지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다.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그 어떤 순간도 헛되게 보내고 싶지 않다. 순간의 감정이나 순간의 이기심에 휘둘려 하루를 망치고 싶지 않다. 이번 주도 이렇게 지나갔다. 정신없었지만, 이 또한 귀한 시간이었다. 모든 순간이 나만의 순간으로 채워진 하루하루였으니까.
내 안의 한 줄
모든 순간은 선택으로 이어지고, 선택은 결국 나만의 순간이 된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