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광장(박준)

[하루 한 詩 - 190]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빛 하나 들여보내는

창이면 좋았다 우리는,

같이 살아야 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시절에 만났다

네가 피우다만 담배는 달고

방에 불 들어오기 시작하면

긴 다리를 베고 누워

국 멸치처럼 끓다가

사람이 새와 함께 사는 법은

새장에 새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풀과 나무를 키우는 일이었다

정도의 글귀를 생각해

너의 무릎에 밀어 넣어두고

잠드는 날도 많았다

이불을 개지도 않고

미안한 표정으로 마주 앉아

지난 꿈 얘기를 하던

어느 아침에는 옥상에 널어놓은

흰 빨래들이 밤새 별빛을 먹어

노랗게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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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광장이라 넓지만

안은 가난한 청춘의 사랑이

따듯한 보금자리 만들어

다리 베개 삼아 누워있다.

그리 청춘의 사랑은

그저 옆에만 있으면 좋고

내 시간이 당신의 시간이고

당신의 시간이 내 시간이기를 꿈꾼다.

모든 생활이 내 것이라는

이기적인 집착의 마음으로 보내는 사이

어느덧 옥상 널어놓은 빨래 마르듯

우리의 마음도 노랗게 말라 서걱거린다.

이제는 꼭

앞으로는 꼭

팔베개 삼아 누워있던 마음

저절로 찾아오게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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