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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루미 Mar 17. 2022

좋은 마음가짐은 체력에서 나온다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너에게

 “마음을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부가 아닌, 건강이다.”

 - 쇼펜하우어   

  

 윤태호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미생》은 2014년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드라마로 뽑힌다.

《미생》은 직장인의 애환과 현대인의 삶을 잘 보여준 작품이라 평가받고 있다. 주인공 장그래는 어려서부터 프로 기사가 되기 위해 바둑에 입문했으나 입단에 실패하고 포기한 뼈 아픈 과거가 있다. 원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에 취직한 그는 회사 생활이 힘들 때 종종  과거 바둑 사범이 자신에게 해주었던 조언을 떠올린다. 그 조언 중 가장 유명한 조언은 체력에 관련된 것이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것이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을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 밖에 안돼.”   

  

 드라마 속 대사를 처음 접했을 때 내 나이는 고등학생이었다. 사실 그때는 이 대사가 전혀 와닿지 않았다.

흔히 보는 스포츠 장르의 컨텐츠에서는 항상 “이 꽉 물고 정신력으로 버텨. 몸이 힘들어도 정신력으로 버티는 거야!”라는 말이 나에게는 훨씬 익숙해서였다. ‘정신력과 끈기로 몸을 지배하는 거지. 체력이 어떻게 마음가짐을 다 잡아?’라며 의문을 품었다.


《미생》의 대사를 들은 몇 년 후, 일에 치여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나를 보며 느꼈다.

피곤에 절어 짜증이 찬 나를 보며 느꼈다. ‘아, 정신력은 몸 상태를 이길 수 없구나.’라고.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할 때 이야기이다. 금요일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2시간을 쪽잠을 자고 나에게 디자인 외주를 주던 회사 미팅을 갔다. 회사의 미팅이 길어져서 바로 토요일 야간 아르바이트를 갔다. 48시간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이나 미팅을 하는 동안은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생겨났다.


 회사에 디자인 외주를 받아 일하는 사람은 나를 제외하고 한 명이 더 있었다. 그 한 명은 학교에서 친해진 동생이었다. 회사는 이제 막 마케팅을 시작할 무렵이어서 다양한 컨텐츠를 필요로 했다. 회사 담당자는 동생에게 SNS에 올라올 컨텐츠를 기획할 것을 요구하였고, 나에게는 동생이 기획한 콘텐츠를 제작할 것을 요구했다. 역할이 분담된 것이다.


 토요일 야간 아르바이트를 다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언니 저 자신이 없어요.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제 능력 밖의 일은 받은 것 같아요.” 동생은 처음 받아보는 디자인 외주 업무에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상태였다. “못하면 어떡하죠?”라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나에게 물었다.


 나 역시 디자인 외주를 받아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일단 걱정이 가득 찬 동생을 안심 시켜줘야 할 것 같았다. “회사 측에서 너한테 준 업무가 네가 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되니까 준 걸 거야. 못하면 어떻긴. 그럼 다시 고치면 되지. 할 수 있어.” 동생은 그래도 불안함이 가시지 않아 “아. 진짜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처음이니까, 일을 같이 하는 사람이 친한 언니니까, 동생은 충분히 나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


 하지만 잠을 자지 못한 피곤함에 서서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최대한 나의 짜증을 숨기며 말했다. “SNS 보면서 참고할 만한 자료부터 찾아봐. 그럼 감이 올 거야.”라고. 동생은 나의 말에 “SNS을 아무리 뒤져도 모르겠어요. 언니 같으면 뭐 올릴 것 같아요? 혹시 생각 안 해보셨어요? 어떤 식으로 올릴지?”라고 반문했다. 그 순간 숨기고 있던 짜증이 튀어나왔다.     


 “아니, 일에 역할 분담을 왜 하지? 일의 효율성을 높이려고 역할 분담을 하는데. 나는 제작을 맡았잖아. 어떤 컨텐츠를 올릴지에 대한 생각은 난 따로 안 했어. 뭘 올릴지에 대한 건 네가 생각해 봐야지.”     


 동생은 나의 대답에 크게 당황한 것 같았다. 동생은 알겠다고 말하면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마친 나는 집에 들어가 잠을 잤다. 잠에서 일어나니 잠에 들기 직전 동생과 한 통화가 떠올랐다. ‘아, 짜증 낼 일까지는 아니었는데. 피곤해서 괜히 짜증 냈네.’ 후회가 밀려왔다. 미안한 감정이 들어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를 했다. 그날 깨달았다. 정신력으로 몸을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오히려 몸의 상태가 내 정신을 내 마음을 지배한다는 것을.     


 이것도 못해? 너는 멘탈이 약하다.
힘들어도 끝까지 참아! 정신력으로 버티는 거야.
정신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흔히 들어본 이야기이다. 부모님, 학교 선생님 등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가까운 어른들에게 정신력으로 모든 걸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라왔다. 그들은 끈기, 의지, 정신력을 가지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들의 예시를 들려준다. 그들이 예시로 든 굉장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들이 시간이 흘러도 회자가 되는 것은 그런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게는 내 몸의 상태, 건강, 컨디션들이 내 정신 상태를 좌지우지한다. 몸이 아픈 사람이 예민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러 명이 등산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분명히 당신은 살면서 한 번 쯤은 산을 올라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때를 상상해 보자.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도중에 쉬었다고 가자고 하는 사람, 힘들다고 칭얼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정신력이 나약한 사람들이라고 보여지는가? 그들 역시 정산을 찍어보고 싶다는 정신력은 똑같다. 단지 정산을 갈 체력이 없을 뿐이다.


 버텨줄 체력이 없으면 정신은 신체에 지배당한다. 정신과 마음을 가다듬는데 전제조건은 다름 아닌 체력이다. 몸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의지와 끈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정신력이 나약해서도 아니다. 몸이 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는 것은 정신력의 차이보다는 체력의 차이이다.     

 

 당신은 체력의 중요성, 당신의 몸을 잘 챙길 필요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신체 외적인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몸을 혹사시킨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젊을수록 돈이 없을수록 강화된다. 부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건강은 기타 외적인 것들의 장점을 모두 압도해버릴 만큼 중요하다. 《마녀체력》의 저자 이영미 작가는 말한다.     


 몸이 바뀌며 행동이 달리지고,
달라진 행동이 생각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인생의 나침반까지 돌려놓고 만다.


 좋은 마음가짐은 체력에서 나온다. 의지, 끈기, 정신력은 당신의 몸의 상태에 의해 결정된다. 체력이 부족하면 정신도 마음도 지치게 되어있다. 인간의 신체와 정신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몸 컨디션이 감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만약 당신이 체력이 약하다면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서 당신의 체력을 키워나가라. 하루에 10분, 20분이라도 밖에 나가서 걸어라. 기분을 환기 시켜주며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힘도 길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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