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죽만으로 부족함을 느끼신다면... "민물새우튀김"을 자신있게 권합니다.
충남 예산군 대흥면과 응봉면 사이에 대한민국에서 제일 크다는 저수지가 있다. 너비 2 km, 길이 10 km에 저수면적 약 9.9만 제곱km에 이르는 예당저수지가 그것인데, 근자에는 예당호라고도 부른다. 정확하진 않지만 '예당'저수지란 이름은 '예'산군과 '당'진시에 걸친 넓은 평야에 물을 대는 것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싶다. 예당저수지는 관개면적만 해도 약 37,400 제곱 km에 이를 정도로 워낙 크다 보니 찍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연출되는데, 갖고 있는 사진 중 한 장만 보여 주면 이러하다.
예당저수지의 큰 특징은 상류의 집수면적이 넓어 담수어의 먹이가 풍부하게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민물고기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예당저수지 주변에는 자연스레 민물고기를 사용한 음식점들이 많이 들어서게 되었다. 그런 음식점들 가운데 역사로나 또 맛으로나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곳으로는 대흥식당이 있는데, 위치는 보다시피 요즘의 핫플레이스인 예당호 출렁다리의 반대쪽에 있다. 아, 대흥식당을 찾아 가는 길에서 대흥식당보다 조금 먼저 만나게 되는 '예당 느티나무' 또한 역사가 깊은 음식점이다.
대흥식당의 외관. 뭐,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하다.
차림표. 역시 빠가, 메기, 붕어 등 민물고기 매운탕이 눈에 들어온다. 가격은 조금 센듯한 느낌이 살짝 들고.
매운탕도 괜찮다고들 하지만, 그러나 대흥식당의 이름을 전국의 맛집 매니아의 머릿속에 깊게 자리잡게 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어죽'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쉽게도 사진은 맛을 전달하기엔 한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그리고 어죽과 함께 대흥식당을 이끄는 쌍두마차격인 메뉴가 있는데, 바로 민울새우튀김이 그것이다. 물론 아주 작지만 꽤 통통하고, 껍질까지 그대로 씹어 먹을 수 있어서 새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민물새우튀김의 또 하나의 장점은 포장해서 집에 갖고 와서는 맥주 한잔과 함께 먹기 좋다는 것이다.
어죽과 민물새우튀김을 주문했을 때 깔리는 기본반찬인데,
더 필요하면 이 곳을 이용하면 된다. Self!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보다시피 홀과 룸, 모두 빈 자리가 없다. 사정이 이러하니 피크 타임엔 당연히 대기를 감수하여야 한다. 아, 그러고보니 예약을 하고 가서 먹어본 적이 없는데, 때문에 예약이 가능한지 여부는 전해주지 못한다.
손님들이 많다보니 주차장 역시 손님들이 몰고 온 차들로 가득 차 있다. 때문에 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
사실 예산에는 - 예당저수지 주변뿐만 아니라 - 곳곳에 어죽을 내는 음식점들이 있고, 그들도 나름대로의 맛으로 무장하고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한우마을로 유명한 광시면의 현지인이 추천하는 곳이 있어 그 곳도 가보았는데, '153어죽'이 그 곳이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153어죽은 한우전문점들이 들어서 있는 광시 한우 마을 대로변에서 골목으로 좀 들어간 곳에 있다.
차림표. 어죽 값은 대흥식당과 같은데, 나머지 메뉴들은 앞서 소개한 대흥식당 보다 조금 싸다.
어죽? 깔끔하고 괜찮다. 만일 광시 한우마을을 찾았다가 어죽이 생각나면 굳이 20여 분을 차로 달려 대흥식당을 찾을 필요없이 이 곳에서 어죽을 해결해도 좋을 만큼 말이다. 칼국수와 수제비도 가득 들어 있고. 그렇기는 하지만 멀리서 예산을 찾은 분들에게 내가 어죽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어느 한 곳을 권한다면, 그래도 지명도가 있는 대흥식당 쪽으로 많이 기우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곳 153어죽에서는 민물새우튀김을 맛볼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아, 밑반찬도 조금 허전하다. 김치 한 접시가 유일한 밑반찬인데, 그래도 이것에 대해서는 큰 불만은 없다. 원래 어죽이란 음식은 밑반찬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