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셔도 오해받는 사연
얼마 전 남편의 생일이었다.
무슨 선물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마사지 10회권을 준비했다.
돌덩이 같은 몸이 조금이라도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다녀오길 권했다.
하지만 다섯 번쯤 다녀온 뒤, 남편은
“나는 마사지가 안 맞는 것 같아. 나머지는 당신이 해.” 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까운 티켓을 버릴 수 없어 내가 대신 받으러 갔다.
마사지 침대에 누워 있는데 사장님이 이런 말을 꺼내셨다.
“아저씨도 술 많이 드시나 봐요? 걱정 많으시겠어요.”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네?”
“코가 새빨갛게 되셨더라고요. 우리 남편도 술을 얼마나 마시는지,
소주 두 병은 기본이에요. 그만 마셔라 해도 말은 안 들어요.”
그 후로도 사장님의 남편 흉이 이어졌다.
나는 속으로 외쳤다.
‘사장님, 우리 남편 술 안 마셔요! 10년 전 부정맥이 와서 술은 끊었고, 지금은 약 부작용 때문에 얼굴이 붉어져서 더 딸기코처럼 보이는 거예요.’
하지만 입 밖으로는 꺼내지 못했다.
어느새 나도 사장님과 함께
남편 흉을 즐겁게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술도 안 마시는데
술꾼으로 오해받는 딸기코 남편.
올겨울부터는 "루돌프 싼타할부지.” 라고 불러줄까나
이번 《중년부부 수다 그림일기 - 2부》는 예전에 써둔 인스타툰 이야기들을 모은 거라 날짜가 맞지 않거나 조금 지난 일상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도 그때의 웃음과 대화는 여전히 유효하니, 편하게 읽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