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이란 그런 것이다. 프로이트가 좀 심하게 말하기는 했지만, 이상형은 퇴행적인 것이고 유아기적인 것이다. 이상형은 원래 5~8세에 만들어진다고 한다. 일종의 각인 효과다. 그때 생긴 어떤 이미지가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있게 된다. 이를 사랑의 지도라고 한다. 우리는 어떤 분위기, 어떤 체형, 얼굴, 성격, 목소리, 스타일, 심지어 신체 특정 부위의 형태, 냄새를 가진 사람을 동경하게 된다. - 책 <모든 순간의 인문학> p. 54
음. '너무' 맞는 글 같아서 옮겨봤다. 나의 이상형을 돌이켜보니, 유아기 때 형성된 이성에 대한 호감의 이미지가 지금까지도 비슷하게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작가가 이성의 목소리에 큰 매력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됐는데, 그 점에서 '또' 끄덕였다고 '나도' 고백하고 싶다. 목소리가 매력적인 사람은 남녀불문 좋다. 나는, 그 사람의 목소리에 거의 모든 것이 배어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목소리의 무게나 크기, 그리고 속도. 이것들에서 나는 그 사람을 판단(물론, 전적으로 내 기준)한다. 내 기준에서 가볍다고 여겨지는 목소리가 들리면, 왠지 그 사람도 가볍진 않을까, 라는 판단을 해버린다. 물론, 이것 역시 편견에 사로잡힌 어리석은 인간의 단면이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내게 있어 목소리는 중요하다(내 목소리도 물론, 좋지는 않다). 그래서일까.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도 좋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목소리를 지닌 사람도 좋다. 왠지 여유로워보이는 목소리. 나는 그런 사람에게서 편안함과 친근함을 느낀다. 요즘 흠뻑 취해 읽는 중인 <모든 순간의 인문학>. 여성인데다, 영화를 좋아하는 작가의 글인지라 쉽고 재미읽게 읽힌다. 이 재미는 물론,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것일테다. 책에서 소개된 영화들 중 놓친 작품들이나, 한 번 더 보고싶은 작품들을 메모해나가고 있다. 흥미로운 글귀가 있으면 또 공유하고, 거기에 생각을 덧붙여 작성할 생각이다. 덕분에, 이상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