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내야 할 때는 아는 사람(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2AM의 '죽어도 못 보내'라는 곡을 아시나요? 제가 참 좋아했던 곡인데요. 어제 '이영지의 레인보우'라는 프로그램에서 오랜만에 2AM이 나와서 불러주어서 오랜만에 듣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사랑 노래를 들으면 남녀 간의 사랑이 생각나는 게 아니라 딸아이가 생각나더라고요. 이 노래를 들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언젠가 제 품을 떠날 내 딸 지금 같아서는 우리 사랑하는 딸 "내가 어떻게 널 보내!!"
이런 제 마음을 진정시킬 그림책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구름을 키우는 방법'이라는 책입니다. 책에 대한 소개를 책 뒤표지의 글로 대신하겠습니다.
구름을 입양한다니 발상이 정말 재밌지 않나요? 구름을 입양했다고 끝은 아닙니다. 바로 구름을 키우는 여섯 가지 방법을 잘 지켜야 합니다. 이름도 지어져야 하고요. 매일 신선한 물을 주어야 하지만 너무 많이 주어서는 안 됩니다. 물이 부족하면 밖으로 날아가고 물이 너무 많으면 소나기가 내릴 수 있거든요. 마지막 방법은 절대로 구름을 좁은 곳에 가두어 두면 안 되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은 책에서 확인하세요: ) 구름은 키우는 방법을 보니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 남자친구, 여자친구, 친구 모두요. 이름(애칭)을 지어주고 정성스럽게 사랑을 주지만 과하면 안 되니까요.
리지는 다솜이를 참 잘 키웠나 봅니다. 구름은 점점 커져서 리지 방에 겨우 겨우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계속 더 커진다면 다솜이를 키울 수 없을 텐데 어쩌죠? 리지는 설명서를 살펴봤지만 그만 자라게 하는 방법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밤, 리지의 방에 천둥이 치기 시작합니다.
"설명서는 말해 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리지는 때가 되었다는 걸 알았어요.
이제 다솜이를 자유롭게 떠나보내야 한다는 걸요."
"절대로 구름을 좁은 곳에 가둬 두지 말 것!"
마지막 구름을 키우는 방법을 기억하시나요? 점점 커져 리지의 방이 좁았던 다솜이는 자유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아쉽고 섭섭하지만 리지는 다솜이를 이제 보내주기로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냅니다. 이사를 가서 떠나보내기도 하고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면서 그를 떠나보내기도 합니다. 참 슬프지만 가족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기도 하지요. 참 슬프고 아쉽고 섭섭한 마음입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지 못해 몇 달을 슬퍼하기도 하고 노래 가사처럼 '죽어도 못 보내!' 하며 미련을 뚝뚝 남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솜이처럼 누군가를 나의 작은 방에 가둬 둘 수는 없습니다. 특히 자녀는 그렇겠죠. 드넓은 하늘로 멀리멀리 날려 보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구름과 영영 헤어지는 것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구름이 내 하늘이 되어주고 내가 사는 땅의 비가 되어줄 테니 완전히 헤어지는 것을 아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헤어진 연인과는 정말 완전히 헤어지시길 바랍니다. 여자친구, 남자친구 구름은 많으니까요!)
Q. 독자분들도 누군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실까요?
저는 앞서 말한 것처럼 딸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매일매일 더 아이를 사랑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는 순간이 있습니다. 겨우 8개월인데도 말이에요. 그럴 때마다 '구름을 키우는 방법'과 이 글을 다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 방에 아이가 머물 때 한없이 사랑해 주고 보살펴주다가 점점 자신의 삶을 찾아갈 때 섭섭함보다는 응원해 주는 마음으로 아이를 보내주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