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의 한마디

쟤는 것이 많아지고 겁이 나면 나이 든 거래

by 뚜벅이는 윤슬

내가 언제나 응원하는 친구는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다. 디즈니랜드에서 일하고 싶다 말했던 친구는 진짜 해외취업의 문을 두들기더니 해외에서 일하게 되었다며 그렇게 정말 한국을 떠났다.

카톡으로나 안부를 주고받던 시간이 흐르고 최근 그 친구가 한국에 잠시 들어와 반가움이 묻어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나) "나도 대학생 때로 돌아가면 중국으로 유학 가고 싶다."

친구) "지금 가면 되지!"

나) "지금은 회사 다녀야 해서 안돼."

친구) "너 나이 들었구나!"

이게 바로 팩트 폭행이구나. 친구가 웃으면서 준 핀잔은 다 사실이었다. 올해의 나는 꼭 유학이 아니더라도 많은 것들을 따지고 있으니.


최근의 나는 첫 회사를 관두고 떠났던 제주도 한 달 살기를 자주 떠올린다. 그때 아니었으면 영영 못했을 일이라는 생각에 과거의 내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곤 하는데 정말이지 지금 혹시 퇴사를 해도 한 달씩이나 별생각 없이 140만 원 이상을 투자하며 제주도에서 맘 편히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자소서를 쓰며 경력을 어떻게든 빨리 이어보려 하지 않을까. 아니다 퇴사일 전에 타사에 이미 합격하려 할 거다.

제주 한 달 살기를 갔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몇 년 차이도 안 나는데. 120세까지 거뜬히 산다는 지금을 기준으로 치면 오히려 어린 건데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뭐가 그리 달라져 많은 것을 쟤게 된 것일까? 회사가 나를 이리 만든 것일까. 갖고 있는 것이 많아진 탓일까. 안주하는 삶이 좋아진 것일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이 이유일까.


그래서 요즘은 안정감을 벗어나 다시 맨 땅에 헤딩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존경스러움을 느낀다. 그만큼 그들을 응원하고. 정말 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안정적이고 익숙해진 루틴을 벗어나는 행위는 공포감이 크니까. 그것이 설령 막상 벗어나면 별 게 아니었을지라도.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놓칠까 겁이 나 새로운 것을 하지 못할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 학생일 때의 난 생각했었다. 그런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 숱하게 다짐했건만 어쩌면 이미 어른이 되었을지도.


친구가 나에게 나이 들었다는 말을 한 후 며칠이 지났지만 나는 매일 그 말에 "아니야"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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