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들이 특별히 마음 상하는 말을 하는 것도, 잔소리를 하는 것도, 남들과 비교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뒤처진 내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사람들이 잘 살아가고 있는 얘기가 듣기 싫어서, 그 속에 홀로 초라한 나란 존재를 인지하기 싫어서 명절이 싫었다. 관심의 레이더망 밖에 있고 싶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동굴 속에 숨어버린 나를 계속 챙겨주었다.
나중에 명절 때 용돈을 챙기는 입장이 되어보면 얼굴 비추지도 않는 사람까지 챙기는 것이 얼마나 사랑이 필요한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때 내 친척들은 뾰족뾰족하기만 한 나를 따뜻하게 기다려주고, 응원해주고 있었구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