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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2. 2021
하루에 커피 몇 잔 드세요?
그럼 믹스커피는?
나 커피 못 끊겠어. 어떻하지?
야근 중 탕비실에서 마주친 동료가 믹스 커피 2개를 종이컵에 들이 부으며 얘기합니다. 아침에 물고 온 투샷 아메리카노, 점심 먹고 한 잔, 외근 하면서는 여러잔. 혈중 카페인 농도가 치솟을 대로 치솟은 그녀의 얼굴은 이미 턱밑까지 다크써클이 잠식해 버렸죠.
수제커피 한번 먹어볼래?
디카페인 커피 2, 저지방프림 3, 스테비아 2. 수제커피라고 해봤자 자른 종이호일에 내 입맛에 맞춘 커피를 넣고 고이고이 접은 것 뿐. 칼로리는 줄고 깔끔한 맛에 엄청난 달달함까지. 그날 이후 직원들 사이엔 각자 입맛에 맞춘 커피 먹기가 한참 동안 유행했습니다.
커피 못 끊으시겠죠?
하루라도 커피 없이 살 수 없는 우리. 바쁜 직장인들에겐 커피는 필수품이죠. 저는 영양사라서 '카페인의 부작용'과 프림, 설탕의 포화지방 함량과 칼로리를 모두 알고 있지만 일에 치일 땐 그저 각성효과만 바라보게 됩니다.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 야근 할 때는 정말 수시로 커피를 사다마셨는데 지금은 카페인 부작용으로 '위염'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커피를 전통차로 대체하면서 지금은 다행히 많이 좋아졌지만 역시나 '커피'를 끊지 못하고 있네요.
'악마의 음료'라고 불릴 정도로 그윽한 향과 맛이 매력적인 커피. 이 커피를 도저히 끊을 수 없다면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은 없을까요?
원두커피는 2잔, 인스턴트 커피는 3잔 이하
식약처에서 정한 성인의 하루 카페인 최대 섭취권고량은 400mg이하, 임산부는 300mg이하, 어린이 청소년은 체중 kg당 2.5mg이하입니다.
스타벅스 같은 원두커피 1컵(150ml)에는 110~150mg의 카페인 함유되어 있고, 물에 타먹는 인스턴트 커피 1컵에는 60~108mg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정 기준만큼 마시면 다행인데 커피 외에도 녹차, 홍차, 초콜릿, 탄산음료, 에너지음료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식품을 함께 먹고 있지 않나요?
이런 식품을 먹지 않는다고 해도 성인 기준 원두커피는 2잔, 인스턴스 커피는 3잔 이하가 적당합니다.
코파일럿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심장이 두근두근, 카페인 부작용?
별다방 커피는 무조건 벤티 사이즈, 식후엔 믹스커피 꼭 한 잔! 일하면서 달달한 게 생각날 때마다 탕비실에서 뜨끈한 물을 부어 마시는 믹스 커피의 맛은 정말 꿀맛입니다. (저도 아직 그 맛에서 못 벗어났습니다만.)
아침에 피로 곰 한마리와 출근하면 잠을 깨기 위해 무조건 빈 속에 아메리카노를 마셔야하고 (커피에서 올라오는 좋은 아로마 때문에 출근하자마자 받는 스트레스가 좀 나아지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점심 먹고 나서는 밀려 드는 졸음을 이기려 믹스커피, 아메리카노를 연이어 마시고. 이런 상태에서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왠지 밤잠이 오지 않고 침대 위에 누웠을 때 눈만 말똥말똥. 잠이 좀 들려고 했다가 깨기를 반복하며 새벽에 잠들고.
심지어 엄청나게 피곤해서 자고는 싶은데 눈을 감고 있어도 잠이 안 오는 기이한 현상을 겪어 보신 적 있나요? 푹 자지 못해서 또다시 피로한 몸으로 일어나고, 다시 아침에 커피로 잠을 깨우는 악순환의 반복. 이런 상태가 지속되다 보면 수면장애, 신경과민, 위장 장애 등 카페인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파일럿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난 카페인 중독일까?
미국정신의학회는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250mg 이상이면서 <수면장애, 잦은 소변, 가슴 두근거림, 위장 장애, 안절부절, 지칠 줄 모름, 동요, 근육경련, 신경과민, 흥분, 산만, 안면홍조 등> 12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카페인 중독으로 진단한다고 합니다. (출처: 식약처 식품안전나라)
또 유난히 카페인에 예민해서 섭취를 더 자제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장병 환자, 뼈가 약하거나 칼슘 섭취가 부족한 사람, 위궤양 환자, 불면증 환자, 임산부 등) 이런 분들은 가급적 커피를 자제하시는 게 좋고요. 디카페인 커피나 허브차 등 다른 음료로 드시는게 좋습니다.
디카페인으로 디톡스하기
저도 위염이 생기고 나서 부터는 가급적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는데 점심 식사 후 쏟아지는 졸음과 무기력한 일상이 따라오더군요. 그래서 결국 아침에 잠이 덜 깬 것 같은 기분 때문에 또다시 카페인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카페인이 들어간 원두커피는 라테로 아침에 딱 1잔만 마시되 식후엔 디카페인으로 마시기 시작하니까 위염도 조금씩 좋아지고 잠드는 것도 수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디카페인 믹스 커피와 커피샵에 있는 디카페인 음료들을 이용했어요.)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도 기존 커피 대비 5% 정도의 카페인이 남아 있기 때문에 많이 마시진 않고, 카페인 커피를 대체하는 식으로 마셨습니다. 지금도 이 습관을 유지하고 있는데 진하게 내린 원두커피는 아침에 딱 1잔, 이후에는 디카페인으로 마시고 있어요.
마성의 맛 믹스커피! 프림, 설탕은?
일반적인 믹스커피 1봉의 칼로리는 50kcal. 대부분 포화지방이 포함된 프림과 설탕에서 오는 칼로리인데요. 달달한 맛에 한 두잔 마시다 보면 100kcal이상은 훌쩍 넘어가게 됩니다. 부드러우면서 향이 그득한 중독적인 맛은 커피와 프림, 설탕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회사에선 디페인 믹스커피, 저지방 믹스커피, 스테비아 믹스커피를 돌려가며 마시다가 (이상하게 셋을 조합한 믹스커피는 없는 거 같더라고요.) 요즘에는 아예 집에서 직접 믹스커피 업그레이드 버전을 제조해서 마시고 있습니다. 이름하야 디카페인 다이어트 커피!
디카페인(2)+저지방프림(3)+스테비아(2)=30kcal
특히나 글을 쓸 때는 달달한 것이 더욱 당기는데 정말 믹스커피의 중독적인 맛은 끊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끊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건강하게라도 마시자! 하면서 디카페인 인스턴트 커피와 저지방 프림, 스테비아를 각각 사서 통에 담아 직접 타마시고 있습니다.
영양사는 어떻게 먹을까? -커피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