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말고 매거진으로 만들면 안 되나요?

2015년생 매거진에 적합한 주제들

by 한꽃차이

글을 쓰기 전에 브런치북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작가님이 야심 차게 브런치북 만들기 여정을 시작한다. 아차, 첫 발걸음에 돌부리가 하나 툭 걸린다. '작품' 탭을 눌렀더니 '매거진 만들기'가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행착오를 거쳐 평소보다 3배 신중해진 작가님이 낮은 데시벨로 조심스레 묻는다.

매거진 아니고 브런치북으로 만드는 거 맞나요?
브런치북이랑 매거진은 뭐가 다르나요?

괜찮다. 브런치도 물어보고 쓰면 찜찜함이 없다. 첫 번째 질문에 결론부터 말하겠다.

브런치북으로 만드세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브런치북으로 만들기를 권한다. 여기서의 '특별한 이유'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풀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보자.


매거진은 무려 2015년생이다. 아래 링크 끝의 '4'라는 숫자가 보여주듯, 브런치가 탄생하고 한 달이 안 되어 무려 4번째 공지된 글판이다. '비슷한 주제로 작성된 글들이 모여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https://brunch.co.kr/@brunch/4


브런치북(지금의 발간 브런치북 개념)은 2019년생, 연재브런치북은 2023년생이다.

https://brunch.co.kr/@brunch/180

https://brunch.co.kr/@brunch/335


이 말인즉슨 브런치에서 원하는 방향(출간 가능한 책)으로 진화해 온 최신판이 연재브런치북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가장 밀어주는 것도 연재브런치북이다. 모바일로 '작품' 탭에 들어가면 PC와는 달리 '브런치북 만들기' 대신 '연재 브런치북'이 보이는 것도 그 이유일 거다.


그렇다면 앞뒤 자르고 브런치북만 알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브런치팀에서 아직 '매거진 만들기'를 존속시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작품 탭을 클릭할 때마다 눈에 보이는 메뉴이니 한 번쯤 가져봤을 의문도 해결하고 좀 더 자신감 넘치게 브런치북을 클릭하자. 매거진을 만들지 않더라도, 차이점 정도는 최소한의 얇은 지식으로 쓱 넣어두길 추천한다.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매거진은 연재하지 않아도 되고 브런치북은 연재 또는 완결을 지향한다.

매거진은 여러 작가가 함께 만들 수 있고 브런치북은 한 명의 작가가 만든다.

매거진은 작가를 팔로잉하지 않아도 구독할 수 있고 브런치북은 브런치북만 구독할 수는 없고 작가를 팔로잉해야 새 글이 보인다.

쉽게 말해서 여러 기자가 만드는 '잡지'에 가까운 작품이 매거진, 출간할 수 있을 정도로 책과 가깝게 만드는 작품이 브런치북이다.


가장 대표적인 매거진은 브런치팀의 '브런치 이용 안내 매거진'이다. 구독하지 않았다면 얼른 구독하길!

https://brunch.co.kr/magazine/brunchupdate

새로운 정책이 생길 때마다 공지하는 용도이니 당연히 주기적으로 글을 올릴 수 없다. 이런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글 모음은 매거진이 적합하다. 여러 브랜드에서도 공지사항 및 신상 소개용으로 매거진을 이용했었다.


주기적이지 않은 콘텐츠는 얼마든지 있다.

https://brunch.co.kr/magazine/brunchinterview

브런치팀에서 만든 작가 인터뷰 매거진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양질의 콘텐츠를 자주 콘텐츠를 올려줬으면 좋겠다.


여행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 작가가 만들기에도 괜찮은 콘텐츠다. '참여신청하기' 버튼을 누르면 참여할 수 있다. 문체의 영향을 덜 받는 정보성 콘텐츠를 발행한다면 작가는 많으면 좋다.

가까이 사는 작가들이 모여 앉아 '용인에 이사 오고 싶을걸'이라는 매거진을 만든다면 어떨까? 한 달에 한번 카페에 모여 각자 쓸 장소를 나눈 뒤 30분 동안 다다다 쓴다. 수다를 떨며 브런치 얘기를 나눈 뒤 각자의 브런치에 또 글을 하나 30분 동안 써내는 거다. 5천 원 이하 선물을 하나씩 가져와서 제일 먼저 써낸 작가님부터 고르면 신나겠지.


주차 무제한에 조용하고 편안해서 혼자 노트북 들고 앉으면 브런치글이 마구 써지는 카페를 전국의 작가들이 모아봐도 좋겠다. 1,2,3순위 좌석과 공략시간대도 함께. 일본 여행에 진심인 작가들, 문구 덕후인 작가들, 아들도 엉덩이 붙이고 한 번만에 읽어내는 책을 많이 아는 작가들, 비슷한 목표나 취향을 가진 작가들이 모여 매거진을 만든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진짜 매거진의 성격을 띤 매거진은 현재는 222개 남아있다. 한 작가가 글을 모은 작품이라 브런치북이 더 적합한 매거진이 아니고, 매거진이 더 적합한 본투비 매거진들 말이다. 아쉽게도 이중 1년 내에 글이 올라온 매거진은 거의 없다.


매거진은 노출이 안 되는 이유가 크다. 여럿이 사는 집이 청소하기 어렵듯 오프라인에서 만나거나 당근이 없는 이상 주기적으로 써내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마음 맞는 누군가가 있다면 벌려보고 싶은 ENFP 최작가다. 최작가 같은 작가가 있음을 감안해서일까, 그동안 쌓인 매거진이 많아서일까, 브런치북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기 때문일까? 브런치팀은 아직 '매거진 만들기'를 존속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PC에서는 '브런치북 만들기'를, 모바일에서는 '연재 브런치북'을 클릭하자. 최작가에게 합류하고 싶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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