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근 May 08. 2022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막판 뒤집기는 그럴 때 쓰라고 알려준 게 아닐 텐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1973년, 미국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선수 요기 베라(Yogi Berra)가 남긴 명언이다. 야구 경기의 결과는 끝날 때까지 알 수 없으니 지고 있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한 말이다. 이 말은 스포츠뿐 아니라 인생의 여러 부분에 일맥상통하는 철학이 담겨있어 이곳저곳 자주 인용된다. 친구들과 게임할 때 우스갯소리로 하던 말이었는데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야구선수의 명언이 묵직하게 날아올 때가 있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야말로 정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 그거 당연한 거 아니야?

자연스러운 게 자연스럽지 않은 현실


사람이 들어갈 공간, 사람이 사용할 물건을 만들 때 그 공간에 들어갈 사람, 그 물건을 사용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란 그런 당연한 생각을 하는 과정이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제품을 사용할 사용자들을 위해 어떻게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제품이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정의한다. 이렇게만 보면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제품을 만들 때 누구나 자연스레 하는 생각의 과정이라 굳이 전문가 없이도 모두 잘 해내고 있을 것만 같다.


안타깝게도 많은 곳에서 서비스 기획 혹은 UX(User Experience) 디자인이라 퉁쳐지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나머지 누군가 잘 돌보지 않으면 대자연의 멸종 위기 동물처럼 인간들에게 핍박받다가 멸종해버릴 위기에 처해있다. 많은 기업들이 저마다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UX 디자이너들을 고용한다. 하지만 사무실에 갇힌 UX 디자이너들은 동물원에 가둬진 멸종 위기 동물과 다를 바 없는 경우가 많다. 위기의식을 느껴 각성한 UX 디자이너가 우리에서 탈출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제품을 개선하라고 외치는 순간 마취총이 발사된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뭘 하는데?

Personas, Journey Map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힌 기업에서 사용자 경험이 제대로 다뤄지고 있는 경우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는 제품을 사용할 사용자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필인 User Persona(보통 페르소나라고 부른다)를 만들어낸다. 과자를 만들고 있다면 이 과자를 좋아할 사람은 누구인지, 그 사람은 연령대가 어떨지, 취미가 뭘지, 이 과자 말고 다른 먹거리는 무얼 좋아할지, 언제 이 과자를 먹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페르소나로 정의된 대표적인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겪게 될 일들을 정리해본다. 정리된 내용은 보통 Journey Map 불린다.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며 겪는 여정을 총망라한 자료이다. 경험 디자이너는 여러 가지 인터뷰 방식으로 제품의 페르소나와 비슷한 사용자 군을 조사한 후 얻어진 객관적인 정보를 토대로 Journey Map의 각 부분을 채워 넣는다. 


잘 짜인 하나의 Journey Map 에는 사용자가 제품을 어떻게 해서 만나게 되는지, 혹은 어떻게 해서 제품을 직접 찾아오게 되는지부터 제품을 처음 만나는 순간, 제품을 사용하는 전 과정, 그리고 마지막 제품을 모두 사용한 이후까지의 경험이 상세하게 담겨있다. 전체적인 숲으로서 Journey Map을 훑고 나면 제품 사용 전 과정에 걸쳐 사용자가 어떤 부분은 만족해하고 어떤 부분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디자이너는  Journey Map을 통해 사용자가 미리 인지하지 못했지만 알게 모르게 필요로 했던 개선점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도 있다. 



사용자 경험의 처음과 중간과 끝.

우선순위가 있을까?


Journey Map은 제품과 사용자에 따라 다양한 기준으로 세부 단계가 나뉠 수 있다. 가장 간단하게는 공간이나 제품에 대한 사용자의 경험을 처음과 중간 끝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처음은 사람들이 공간을 발견하고 제품을 발견할 때의 경험이다. 중간의 경험은 사람들이 공간과 제품에 흥미를 느껴 공간에 들어가고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중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끝은 사람들이 공간을 나갈 때, 제품 사용을 완료했을 때의 경험이라 할 수 있겠다.   


공간이나 제품을 디자인할 때 사용자의 경험을 제대로 연구했다면 처음과 중간 끝 모두 만족스러운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Joureny Map이 어떻고 Persona가 뭐고 상관없이 이런 이야기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라서 딱히 강조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그런 과정을 거쳐 공간과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꽤 많은 공간과 제품들이 Journey Map이라는 걸 만들었음에도 처음과 중간 끝의 사용자 경험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기업들이 사용자 여정의 각 단계에서 제품과 고객이 만나는 앞부분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을 먼저 유입시키기 위한 처음의 경험을 겉포장으로 정의하고 그것을 1순위로 두는 경우이다.


물론 사람들이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제품의 첫인상을 디자인하는 건 중요하다. 아무리 제품 사용 중의 경험이 좋아도 사람들에게 첫 이목을 끌지 못하면 사용 중의 경험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일하는 와중에도 일단 기능은 다 없더라도 포장만 잘하면 된다고 빨리 그럴듯하게 꾸며진 상세페이지, 패키지 디자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많은 공간과 제품들이 실제 사용 경험과는 동떨어지며 겉모습만 화려하게 포장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사용자에게 외면받기 십상이다.

빵빵하게 진공 포장된 과자를 샀더니 실제 과자는 봉지의 반도 안 채워져 있는 걸 보고 허탈해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조차도 클라이언트의 조급함이나 회사의 조급함으로 인하여 과자 봉지의 내용물을 반의 반도 안 채우고 진공으로 부풀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이럴 경우 보통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일회성 뻥튀기 제품이 탄생할 확률이 높다.

작은 우리 안의 디자이너가 그 사실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하루하루 생존이 급급한 작은 기업들에게는 뻥튀기라도 일단 많이 튀겨놓을 수밖에 없다. 뻥튀기라도 팔아야 우리 안의 디자이너도 월급을 받을 수 있기에 결국 수긍하고 마는 자연 생태계가 형성된다. 


그래도 조금만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다면 겉모습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경험 역시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과자 봉지 디자인에 이끌려 과자를 구매했는데 실제로 과자가 꽉 차있거나 혹은 반만 차있어도 맛이 끝내주는 경우다. 당연히 재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꽤나 그럴듯한 사용자 경험을 갖춘 제품 같다. 처음과 중간의 경험만 잘 제공해도 충분히 훌륭한 제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고 장기적인 매니아 고객을 형성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처음을 넘어 인내심을 가지고 중간까지의 경험도 잘 디자인했더라도 안타깝게도 거기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잘한 일이긴 하지만 결국 힘에 부쳐 용두사미로 끝에 대한 경험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다.




완벽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끊임없는 피드백, 점검, 보완이 중요하다.


어떤 공간에 있거나 어떤 물건을 사용하다 보면 첫인상과 제품 사용 중의 경험은 만족스러웠는데 끝이 좋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포장만 보면 이미 난 멕시코에 와있는 나쵸칩이 있다. 포장만 보고도 벌써 칠리소스 맛이 느껴지고 탄산이 당겨 침이 고인다. 멕시코 음식을 좋아하는 내가 그 나쵸 과자를 구매했더니 진짜로 멕시코에서 밀짚모자 쓴 아저씨가 고속도로에서 파는 것만 같은 맛이 났다. 양은 적었지만 손가락에 묻은 소스까지 쪽쪽 빨아먹을 정도로 맛있다.

그런데 손가락에 과자 시즈닝이 너무 많이 묻어서 물티슈로 닦지 않고서는 무얼 만질 수가 없어졌다. 나는 흰 티를 입고 있었는데 실수로 손가락이 티셔츠에 스쳐 흰 티에 빨간 얼룩이 생겨버린다. 첫인상과 실제 사용 중의 경험이 좋았는데 마무리가 좋지 않았기에 다음번 나쵸를 살 때 조금 망설여진다. 나는 일하면서 과자 군것질하는 걸 좋아하는데 저 나쵸를 먹으면 키보드도 마우스도 만질 수가 없을 것 같다. 물티슈도 사야 하나 잠깐 생각하게 된다.


물론 과장된 예긴 하지만 실제로 나는 치즈볼이나 소스가 많이 묻은 과자를 먹고 싶을 때마다 손가락 뒤처리와 물티슈 생각이 들곤 한다. 만약 작은 물티슈가 과자봉지에 동봉이 되어 있다면 그야말로 처음과 시작, 끝까지 환상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훌륭한 제품이지 않을까. (나에게만 그러겠지….)


전자기기나 의류처럼 복잡한 제품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간식들도 이렇게 사용자의 처음과 중간 끝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섬세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제품들이 처음 출시될 때부터 사용자 경험의 전 과정을 만족 시기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디자이너가 예상 사용자에 대한 분석이 치밀했어도 사람은 다양하고 변수는 많다. 그래서 사용자를 생각하는 기업들은 제품 출시 후 끊임없이 사용자의 피드백을 점검해 점차적으로 Journey Map을 수정, 보완해 나간다.

내가 좋아하는 과자인 쿠크다스의 경우 초기에는 봉지를 뜯을때마다 내용물인 과자가 다 부서져버려서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다. 일단 어찌어찌 조각들을 먹고 난 끝에 책상이나 바닥엔 쿠크다스 부스러기들을 치우는 게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 쿠크다스 봉지에는 눈에 띄게 봉지를 찢을 수 있는 안내선이 생겼고 그 안내선을 따라 봉지를 뜯으면 부서지지 않은 온전한 쿠크다스를 그대로 한 입 가득 베어 물 수 있다. 처음과 중간, 끝의 경험에 대한 고객의 피드백에 관심을 가지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시작에도 끝이 있고 중간에도 끝이 있고 끝에도 끝이 있고....



그런데 사용자가 제품을 경험하는 과정을 처음과 중간 끝으로 나누었지만 사실 처음과 중간 끝 각각에도 또다시 처음과 중간 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은 진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내가 사는 곳 근처 카페에 요거트 보울이라는 메뉴가 있다. 카운터 옆에는 시리얼이 종류별로 담겨 있는 커다란 나무 그릇들이 있는데 요거트 보울을 주문하면 받는 작은 그릇에 원하는 시리얼을 원하는 만큼 퍼 담을 수 있다. 그릇에 종류별로 내가 직접 원하는 시리얼을 가득 담으면 요거트를 섞어주고 과일 몇 개를 얹어준다.



한 끼 한 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 시리얼 매니아가 이 카페의 주 고객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카운터 옆 시리얼이 담긴 커다란 나무 그릇들은 흥미롭다. 시리얼 그릇들에는 뚜껑이 달려 있는데 투명한 아크릴 재질이라 담겨 있는 시리얼들이 그대로 보인다. 마치 농산물 직판장, 정미소에 온 것 같아 건강한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저건 먹으라고 해놓은 건가? 시리얼을 종류별로 먹을 수 있나? 궁금해하며 메뉴를 훑어보고 요거트 보울 메뉴를 발견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주문해보게 된다. 

딱히 용량에 제한은 없어서 그릇이 넘치도록 내가 직접 시리얼을 쓸어 담을 수 있다. 최고의 가성비 식사를 위해 시리얼을 최대로 긁어 퍼담는다. 모두가 그랬는지 내가 갈 때마다 시리얼 그릇은 항상 바닥을 보이고 있다. 그래도 열심히 숟가락으로 부스러기를 쓸어 담았다. 




시리얼을 담기 위해선 우선 위 사진처럼 시리얼 그릇의 아크릴 뚜껑을 열어야 한다. 경첩이 달린 아크릴 뚜껑의 작은 손잡이를 잡고 위로 열어야 한다. 하지만 뚜껑이 다시 닫히지 않도록 계속 손잡이를 허공에 붙잡고 있을 수 없다. 나의 한 손엔 이미 카운터에서 받은 그릇이 들려 있고 나머지 한 손은 숟가락으로 시리얼을 퍼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자연스럽게 아크릴 뚜껑을 열어젖혀 놓고 시리얼을 쓸어 담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 맛있어 보이는 딸기 그래놀라 시리얼을 담기 위해 아크릴 뚜껑을 열어젖혔는데 덜컹! 하고 그릇이 뒤로 넘어가 엎어지려 하는 게 아닌가! 상대적으로 매우 가벼운 나무 그릇이 뒤로 젖혀지는 아크릴 뚜껑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뒤로 넘어갈 뻔한 것이다. 내가 재빨리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놓고 그릇을 손으로 잡았기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그릇이 완전히 엎어질 뻔했다. 평소엔 시리얼이 어느 정도 차 있어 시리얼의 무게가 그릇을 지탱해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시리얼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니 나무 그릇을 잡아줄 무게가 없어 무거운 아크릴 뚜껑 움직임에 그릇이 휘청한 것이다. 나무 그릇이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 정도 시리얼이 그릇에 채워져 있어도 시리얼 자체가 가벼워 불안하기 그지없다.



요거트 보울 메뉴의 사용자 경험을 처음과 중간 끝으로 정리해보자. 처음은 요거트 보울 메뉴를 발견하는 순간, 중간은 요거트 보울 메뉴를 담아서 먹는 과정, 끝은 요거트 보울을 맛있게 먹고 나고 카페를 나가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요거트 보울 메뉴는 첫 만남에 신선하고 건강한 시리얼 전시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끈다. 영양성분과 재료에 대한 설명과 함께 맛있는 시리얼을 종류별로 원하는 대로 섞어 먹을 수 있다. 맛도 좋고 요거트와 함께 얹어주는 과일이 간단하고 가벼운 메뉴의 품격을 높여준다. 먹고 나서는 그냥 카운터에 쟁반을 반납하면 끝이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 근처 직장인들에게 빠르고 간편하고 건강한 한 끼로 매력적이다. 마치 완성된 사용자 경험 같다. 

그렇지만 처음과 중간과 끝의 경험을 다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간 과정인 요거트 보울 메뉴를 담아서 먹는 과정의 처음과 중간 끝의 경험에 대해서 우리는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다. 내가 시리얼 그릇을 통째로 엎을뻔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요거트 보울 메뉴를 위해 사람들이 시리얼을 어떻게 담을 것이고 그 행동을 위해 시리얼 그릇들을 어떻게 만들고 진열해야 되는지 처음과 중간과 끝을 제대로 따져봤다면 어땠을까. 가벼운 시리얼을 담고 있으면서 뚜껑을 달아야 하는 그릇을 디자인할 때 적어도 그릇의 무게가 뚜껑보다 무겁거나 혹은 그릇을 바닥에 제대로 고정할 방법을 생각했을 것이다. 아니면 뚜껑이 완전히 뒤로 젖혀지지 않게 경첩을 달았을 수도 있고 경첩의 위치를 그릇의 중심축을 넘어가지 않도록 디자인했을 수도 있다. 


사용자 경험의 처음과 중간과 끝은 김밥을 썰듯이 딱딱 단순하게 끊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요거트 보울을 주문하는 한 사람의 처음과 중간 끝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런 반복 끝에 처음엔 시리얼이 가득 차있을 것이고 끝에는 시리얼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시리얼이 바닥을 드러내면 시리얼을 직원에게 채우라고 해야지 라는 생각이 아니라 시리얼이 거의 비워져 있을 때 사용자가 어떤 불편함을 겪을지 그 끝을 생각하는 것. 그것이 진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게임 체인저 사용자 경험 디자인

막판을 뒤집어 역전할 것인가 막장으로 치달을 것인가


요거트 보울 메뉴의 끝까지 제대로인 경험 디자인은 이렇게 그릇의 형태까지 바꾼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사용자를 위한 카페의 물리적 내부 구조,  VMD 구성까지 결정하는 것이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제품과 공간의 처음과 중간과 끝이면서 그 끝에 막판 뒤집기까지 가능하게 하는 전략 그 자체이다. 좋은 전략의 막판 뒤집기는 사용자에게 정말 반전같이 신선하고 충격적이고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하게 할 수도 있지만 구멍 난 전략의 막판 뒤집기는 그냥 화투판 뒤집어버리는 겪이다. 그러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가!


요거트 보울 메뉴 같은 경우 아직 끝날 때가 아닌데 그릇 막판 뒤집기까지 해버려 사용자 경험에 오점을 남겼으나 아마 언젠가는 그릇을 고정하던가 스스로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할 거라 생각한다. 바닥을 드러내는 요거트 보울을 막판에 뒤집어 버릴 뻔하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야구선수의 명언이 떠올라 사용자 경험 디자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다.


다음에는 UX 디자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성을 느낀다. 국내에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라 하면 UX 디자인을 떠올리며 앱이나 웹 등의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구현되는 제품만 떠올리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런 요거트 보울 메뉴의 그릇이나 과자봉지 디자인에 있어서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쉽게 떠올리지 않는 것 같다. 기회가 되면 UX 디자인이 왜 스크린을 통해 구현되는 제품에 대명사가 되었는지,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포괄하고 있는 건 도대체 뭔지 이야기해보고 싶다. 







연재중인 글: 
디자인은 경험이다

디자인에 있어 경험이 왜 중요할까?

디자인과 프로크루테스의 침대

UX 디자이너의 터널공사

바닥부터 배우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






매거진의 이전글 바닥부터 배우는 사용자경험 디자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