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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등 Sep 07. 2024

이미 없음을



그리움에 주소가 없음을
있다고 해도
말할 수 없음을

있다고 한들

그곳에 이미 없음을





가을의 시작입니다.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고 드러났던 것들은 또 사라지며 언제나 다른 얼굴로 돌아옵니다.

떠나간 것도, 돌아온 것도, 내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서럽지 않습니다.

다만, 시 한 줄 바치지 못하는 계절에 서있는 것이 뒤숭숭합니다. 고쳐야 할 낱말과 문장은 쌓여가는데,

이번 가을에는 또 무엇을 당신이라 이름 지으며 놀게 될까요. 


지난 계절에 만들어 두었던 차입니다.

향은 좋은데 격이 없어서 내놓기 부끄럽지만, 가을 그늘에 앉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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