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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까르륵 웃었어요.
이렇게 까르륵 웃게 되면 정말 횡재한 기분이라니까요.
나비는요
엉덩이에 또 다른 눈이 있대요.
엉덩이에 있는 눈으로 교미의 순간 서로의 생식기를 확인한다네요.
교미가 제대로 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산란관을 확인해서
다음 세대가 태어나는 순간을 지켜본 다네요.
와~ 기똥찬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달팽이의 교미기관은 목이지요
사랑의 화신으로 표현될 만큼 그들의 교미는 길고도 아름답습니다.
목으로 교미하고 목으로 알을 낳지요
교양과 품위가 있어 보이는 달팽이의 교미와는 다르게
우아한 나비의 은밀한 사생활은 생각할수록 우스워요.
엉덩이에 눈을 숨겨두다니요.
그뿐이 아니에요
편리하게도 발바닥으로 맛을 보기도 해요. 어쩌면 이토록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건지요
온몸으로 살아가는 순간순간을 느끼며
제대로 표현하는 나비가 부러워요
내가 원하는 것들을 불편함 없이 제대로 표현해 봤던가 싶어요.
나는 나에 대해 알고나 있는지,
정말로 솔직해 본 적은 있는지,
가식이나 치레 따위를 던지고 내가 나를 용납한 적이 있었는지
그조차 의심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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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랑거리는 나비의 눈을 갖고 싶어요.
내가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고
조용히 다가가 심장을 두드릴 수 있는 허락되지 않은
조그만 눈을 갖고 싶어요
비밀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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