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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다니엘 Aug 23. 2022

리스타트 51 - (17)

무대 위에서


그러던 중, 그 여러 채의 다른 기숙사 건물들 사이로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여기저기 불빛을 반짝이고 있는 내 기숙사 건물이 보였다. 그때 나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는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때마침 거기에 빛나고 있던 무수히 많은 별들이 내가 서 있던 곳으로, 말 그대로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마치 내가 그들을 만나기 위해 늦가을 밤하늘을 올려다볼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저 많은 별들 중에 내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줄 북극성은 어디 있는 걸까?' 


'그리고 내 은하수는 어디에 있는 거지?'


'그리고 내 미래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저기에 있기나 한 걸까?'


그 순간, 나의 내면의 목소리는 내게 말했다. 


'이런 나 자신이 정말 싫다.' 


'그리고,'


'이런 내 삶도 정말 싫다.' 


불가피한 변화


나는 1991년 봄학기까지 대학 전공을 세 번이나 바꿨지만 공부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또 한 번 전공을 바꾸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다른 말로 표현 하자면, 나는 당시의 평범한 내 삶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었지만, 그런 나의 삶을 능동적으로 바꿀 노력을 하려 애쓰기보다, 시간의 흐름에 그냥 몸을 맡기고 태평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 결과로 내 자신감은 점차 퇴보하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사람들 앞에 나서기보다는 사람들 뒤에 서 있는 것을 더 편하게 여겼다. 


왜냐하면 나는 그 당시의 내 삶을 더 능동적이고 열정적으로 살아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나는 내 미래의 뚜렷한 목표가 없는 대학생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대학교에서의 학창 시절에만 즐길 수 있는 것들에만 너무 몰두한 까닭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이유조차도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그 당시 나는 내면적으로 서로 상반되는 두 그룹의 감정에 한가운데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 그룹의 감정들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 삶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하든 무슨 상관이야?' 


'난 지금 이대로가 좋아.' 


'뭐 이렇게 살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어떻게 되겠지.' 


하지만 나는 그런 감정들만 그 당시 나의 내면에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내 속에는 나의 그런 나태하고 비활동적인 그 당시의 삶에서 벗어나서, 내가 항상 그려왔던 좀 더 능동적이고 열정적인 삶으로 살기를 갈망하는 뜻과 에너지가, 그 반대의 정적이고 무미건조한 삶에 내 몸을 맡기던 감정들보다 훨씬 더 강하고 치열했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교회에서 내가 만나던 내 친구들처럼 살고 싶었다. 다시 말해서 나는 교회에서 그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이방인처럼 살기보다, 그들처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기를 원했다. 특히 나는, 내가 그렇게 하려면 내 인생에 뭔가 커다란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당시의 삶을 바꾸기 위한 자문(自問)들을 여러 개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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