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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3 받는 것보다 주는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되렴

by 조아름

- 아름이랑 승하, 이번 주 꼭 모임 나와야 돼.

며칠 전, 교회의 에바다 공동체 셀 리더 언니가 카톡을 보내왔다.

이번 주일부터 한동안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리려고 했는데, 언니의 연락을 받고 나니 출산 전 마지막으로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싶어졌다.



성전에 도착하자마자 네 살배기 사랑이가 환한 얼굴로 달려와 한아름 나를 꼭 끌어안았다. 아이는 망설임도, 계산도 없이 와락 안겨왔다. 그 작고 따뜻한 품에 무해한 사랑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랑이 뒤로, 언니들과 동생들이 환한 얼굴로 서 있었다. 품에 안고 있는 것은 우리를 위한 선물 박스였다. 그 위에는 빼곡하게 적힌 손편지가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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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의 순산을 기원해!"
"아름이와 승하 가족을 축복해."
"곧 태어날 허니가 기대돼!"

무해한 축복들이 한껏 쏟아지는 순간, 감동과 감사가 마음 깊이 스며들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특별히 전도사님께서 축복의 기도를 해주셨다.

나의 두려운 마음을 어떻게 아셨는지, 살펴 보아주시고 나를 대신하여 두려움은 사라지도록 기도를 해주셨다. 천군마마를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내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사랑받을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받은 사랑의 여운을 곱씹었다.

남편은 말했다.
"우리가 받은 것 이상으로 그들에게 돌려주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받은 이 사랑을 더 널리 나누며 살아가자고 다짐했다.



사랑이는 오늘따라 유난히 나에게 애정을 표현했다. "아름이모"라고 부르며 직접 나를 그린 그림을 건네주었고, 손에 꼭 쥐고 있던 말랑카우까지 선물로 내어주었다.
아이에게 간식은 세상의 전부일 텐데, 그걸 나에게 건네는 마음이 얼마나 귀하고 큰 사랑인지 알기에 더욱 감동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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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름이모는 참 많은 사랑을 받은 하루였어.
너무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13일 전 허니에게 쓰는 편지


오늘은 엄마가 출산 전 마지막으로 교회에 다녀온 날이야.

교회 공동체 식구들이 우리 허니가 곧 세상에 나올 것을 누구보다 기뻐하며 축복해 주었어. 덕분에 엄마, 아빠, 그리고 허니가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지 다시 한번 깊이 느낄 수 있었단다.

허니야, 엄마는 네가 사랑을 받는 것보다, 사랑을 주는 행복을 더 크게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먼저 나누고, 먼저 베풀어서 그 사랑이 허니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다시 행복으로 돌아오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길 기도할게.

오늘도 많이 사랑해, 우리 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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