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소소한 시선이 닿는 순간
언제나 그러하듯, 커피 몇 잔만 안 먹고 이것 보면 더 이득이란 생각을 했다. 언제나처럼….
하지만 이것은 내 정신적 속임수임을 난 알고 있다. 내 머릿속 '로키'들은 속임수를 쓴다.
그리고 '완다'처럼 나만의 거짓된 합리적인 세상을 창조한다. 결국, 난 안다. 커피도 다 마실 것이고, 디즈니 +도 보고 싶었던 것임을…. 그렇게 난 기존 커피값에 9,900원을 더 쓸 것이면서 디즈니 +를 보게 되었다. 왜 디즈니 +를 보고 싶었을까?
유발 하라리의 탁견처럼,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를 '속이기' 위해 상상하고, 관계의 규모를 키워나갔다. 그런 대표적인 것을 보여주는 것이 '신화'다. 우리는 단군 신화로 한민족이 되었고, 서양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통해 정신적 뿌리를 공유하며 정체성을 확립하기 시작했다.
바로크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으로 뽑히는 루벤스는 ‘파리스의 심판’이란 그림을 그렸다. 파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을 뽑으라는 그 어려운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세 여신은 아테나, 헤라, 아프로디테였다. 세 여신은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파리스에게 축복하기로 약속했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약속한 아프로디테가 선택받았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내렸을까? 파리스 심판은 결국 트로이 전쟁을 가져오는 시작점이었다.
그리스인들은 ‘트로이 전쟁’을 통해 자신들이 ‘헬라스’라고 하는 그리스 공동체임을 자각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파리스의 심판이 등장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역사를 상상과 결합하여 신화로 표현한 것이다.
결국, 신화는 헛된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를 반영하는 '비전'의 최대치다. 하지만 이제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 신화 속 일들은 현실이 되어 버렸다. 사람은 하늘을 날고,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인류문명을 본다면, 고대의 그리스-로마인들은 신화 속 세상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에게는 서로의 공통된 생각과 '거짓말'을 공유할 수 있는 신화가 필요하다.
그것이 디즈니+의 세계다.
남자의 로망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공간적 범위는 지구에서 우주로까지 넓어졌다. 거기다, 이제는 멀티버스라고 하는 다중우주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 버리는 중이다.
이것은 지구와 우주라고 하는 한계를 벗어나고 싶은 현대 인류의 소망과 맞닿아 있다.
이 디즈니+를 통해, 더 큰 '비전'을 상상하게 되고, 우리는 그 비전을 공유하며 현실화시키고자 노력한다.
아이언맨을 보면서
기계용 슈트를 상상하며,
개발했던 것처럼 말이다.
디즈니+를 통해
나는 더 큰 '비전'과 세계, 시공간을 목도하게 된다. 상상하게 된다.
그래서 난 디즈니+를 구독하게 되었다.
물론,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한다면 한마디 할 것이다.
"그냥 보고 싶어서 그런 것이잖아!"
"티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