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을 보든,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온통 그 얘기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라. 온통 그렇다. 인생의 절반을 나를 사랑하기 위해 애써왔는데. 언제쯤 사랑할 수 있게 될까?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그건 모두 거짓말이야, 위선이야, 믿을게 못 돼. 교묘하게 나 자신을 속이고 있는거라 속삭이는 데. 진짜가 될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린다. 그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나아. 무언갈 하고 있어. 요즘엔 이상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만나는 사람마다 전 돈을 많이 벌거에요,라고 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무슨 자신감인지. 어디서 나오는 건지. 자기 주술을 거는 건가? 뭘로 돈을 많이 벌건데. 실제로 노력하는 건 있어? 있지. 뭔가 하고 있어? 하고 있지. 근데 영혼을 걸만큼, 죽을 만큼 노력하지 않았잖아. 어떤 신념을 뚜렷하게 꿰뚫고 간 적은 없잖아. 그러니까 무슨 자신감이지. 아니 이렇게라도 억지로 걸어나가는 거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 거지.
나의 고상한 취향에 이러쿵 저러쿵 하느니 당신의 취향이나 확고하게 가져, 라고 말하고 싶은데 유치하지?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데 그게 왜 허세인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지만. 당신과 관계없이 난 보여주고 싶어. 난 이런걸 좋아해, 넌 어때? 우리 같이 얘기해보자 말을 걸거야. 맞지 않는다면 지나가면 그만이야.
지나쳐서 지나가, 나의 삶을 통과해. 우리 사이는 그만하면 충분했어. 의미 있는 시간 이었고, 서로에게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어.
오늘의 플레이 리스트
Flowers, Miley Cyrus
그와중에 카페인 마셨다고 현기증이 나서 앉았다 일어났다하는 내 자신이 싫고 잠에 취한듯 홀린 듯 앉아 글을 쓰는 나도 웃기다. 모든 게 다 모순이야. 말도 안돼. 이런 글을 쓰는 것 조차도.
나도 나 자신을 위해 꽃을 사고, 춤을 추고, 손을 잡아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쩔 수 없이 살아나가는 게 아니라 가라 앉아 있는 마지막 욕망까지 끌어모아 살아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