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그렇게 아빠가 되어갑니다.
아이들은 솔직하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받은 만큼 그대로 표현한다. 내가 좋지 않은 감정으로 아이를 대하면, 아이는 금방 눈치채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하지만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하면, 아이는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준다. 온전히 아이와 시간을 보낸 날이 있었다. 자기 전에 아이가 “아빠, 잠시만 기다려봐” 하더니 방에서 종이 한 장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내게 편지를 건넸다.
한 번은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에 와서 와이프와 다툰 날이 있었다. 서운한 마음에 저녁도 안 먹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혼자 있고 싶어 방문을 닫고 누웠다. 그런데 잠시 후, “똑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이가 문을 열고 그림 한 장을 내밀었다. 그날 밤, 나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와이프도, 나도 그 그림을 보고
우리가 아이보다 못했다고 생각했다. 서로 사과했고, 아이에게 말했다. "아빠가 미안해. 앞으로는 그런 모습 보이지 않을게." 그리고 덧붙였다. "아빠 걱정해 줘서 너무 예쁘고 고마워."
9살 누나와 5살 남동생은 잘 지낼 때도 많지만, 자주 티격태격 다툰다. 그럴 때마다 첫째에게 더 엄하게 했던 것 같다. 어느 날, 둘째가 아팠다. 첫째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동생을 바라보더니, 잠시 후 조용히 그림을 그렸다. 내가 그 그림을 보자, 첫째는 아무 말 없이 동생 옆에 조용히 앉았다. 둘째를 생각하는 첫째의 마음에 또 한 번 뭉클해졌다.
아이가 물었다. "아빠, 사랑이 뭐야?" 순간 김종원 작가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까 우리 공원에서 고양이 봤잖아?"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집으로 와서 손을 씻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만약, ‘깨끗한 손으로 밥을 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손을 먼저 씻고, 그다음 밥을 줬다면, 그게 바로 ‘고양이에 대한 네 사랑’ 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