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천변 아침 운동길에 자라 한 명 만났다.
강둑 풀 위에 나와 목을 쑥 빼고 햇볕 쬐는 모습이었다. 봄엔 바위 위에서 여럿이 햇볕 쬐는 걸 종종 보는데 올 가을엔 처음 본다. 강둑까지 나온 것도 처음이었다. 주로 민물 바닥에 사는 아이가 땅으로 나와 고요히 머물러 주니 반갑고 고마운지고. 사진을 찍고 나도 가만히 서서 바라보았다. 이 탁한 물에서 사는 건 어떠니? 먹을 건 있는 거야? 숨 쉬기 힘들진 않고?
천변을 따라 걷다 보면 물 표면 가까이에서 바글바글 헤엄치는 작은 물살이들 앞에 멈춰 서지 않을 수 없다. 새끼치고 살기엔 물 환경이 도무지 아니다 싶은데 올해도 치어들이 바글거린다. 니들이 고생이 많구나. 먹을 건 있고? 숨은 쉴 만한 거니? 산소가 부족해? 어떻게 해야 너희에게 살만한 강과 바다를 돌려줄 수 있을까?
진심으로 미안해. 정신을 다잡고 깨어 노력할게. 또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