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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늘 Jul 02. 2024

노후 준비 어떻게 해야 할까?

건강이 으뜸


 서울 자가 30평대 아파트, 월 현금 소득, 월 삼십만 원 이상의 건강보험료, 빚 없는 부모님의 노후 상황이다. 사 남매를 키우면서 차곡차곡 이루어 놓으신 결과물이다. 자식들에게 용돈조차 바라지 않으신다. 오히려 가진 것을 나누어 주신다. 우리는 사교육 없이 자랐다. 학원조차 다니지 않았다. 돈으로 키워주시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덕분에 많은 돈이 없어도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고나 할까.




 나 역시 자식을 돈으로 키우지 않았다. 우리 때와는 달라진 교육환경이라서 태권도 학원도 보내고,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은 시켜주었을 뿐이다. 저축과 독서의 필요성도 알려주었다. 첫째가 공부에서 성과(수학경시대회 1등)를 보이자 나에게도 욕심이 찾아왔고 여러 시행착오도 겪었다. 지금은 자식에 대한 공부 욕심을 내려놓은 상태이다. 자식 뒷바라지가 우선이어야 하지만 돈으로 하는 뒷바라지를 하고 싶지 않다. 물론 원하는 학원은 보내주어야겠지만.









 나는 공부만 하면 되는 환경에 배가 불렀었다. 나의 곳간에는 항상 안 쓰고 모은 저축이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적당히 일하다가 결혼을 했고, 살림이 체질인 줄 알았다.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독립을 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남편은 나의 배당 우량주였고, 우리의 씀씀이로는 별다른 노후 걱정은 없었다. 나의 친정처럼 자식에게 용돈을 바라지 않아도 되고 그저 자식들이 잘 살기만 바라면 되는 상황이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을까? 내가 하는 살림이나 가족 돌봄은 일도 아니라는 의식을 가진 시부모님 때문일까? 며느리는 부려먹어야 하는 존재였고, 모든 것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도 당연했다.




 결혼은 부모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부모가 되어 나의 가정을 꾸려 간다는 기쁨이 있었다. 가부장제 시댁 문화를 받아들이며 순종하는 며느리가 되어야 하는 현실이 그런 기쁨마저 빼앗아 갈 줄은 몰랐다. 사회제도에서 얻은 기득권이기에 남편 역시 부모님께 잘하는 것이 당연할 뿐이었다. 남편은 자신의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월급도 받고 승진도 하지만, 나의 일은 제대로 인정조차 받지 못했다. 그야말로 부불노동이다. 시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움직이며 평생을 가족들 뒷바라지하며 남편의 월급으로 살아가는 삶에 나라는 사람은 어떤 존재일까? 과연 나는 누구의 돌봄을 받을 수 있을까?









 가족들이 어디서든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변함없지만 나의 상황은 다소 바뀌었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다.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지만, 나 혼자 살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는 자체가 노후 준비가 된다. 경력단절이 되면서 가입했던 사학연금은 일시금으로 받았고, 지금은 국민연금을 내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국민연금 48만 원을 받고, 소득인정액이 단독 2,130, 000원, 부부 3,408,000원 이하이면 기초연금도 함께 받을 수 있다. 공시지가 12억 원 이하 주택이 있다면 주택연금을 신청해서 받을 수도 있다. 가입당시 주택 가격으로 월 지급액이 결정된다. 가입 후 주택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으로 지급액의 변화는 없다. 정액형, 초기 증액형, 정기 증가형 등의 지급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현재 평균적으로 월 122만 6,000원을 수령하고 있다고 한다.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군인 연금 등의 수급권자가 아니어도 국민연금, 기초연금, 주택연금 등의 조건에 충족하면 신청해서 받을 수 있다. 중복 수령이 가능하다. 다만 국민연금을 48만 이상 받으면 기초연금은 받을 수 없다.




 나에게는 아흔여섯의 할머니가 살아 계셔서인지 거동이 가능하면 얼마든지 자기 집에서 혼자 사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나의 세대처럼 온라인 주문 등을 하지 못하셔서 자식들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건강을 유지하면 얼마든지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노후 준비의 으뜸은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집 안에 아픈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힘들기 마련이다. 나중에는 여러 사람 골병든다. 따라서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챙기는 어르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다.




 



 시장이 벌어다 준 수익이라는 것을 알기에 현재는 투자를 하는 둥 마는 둥 하지만, 기본적인 것은 체크를 하면서 나만의 방법을 다져 나가고 있다. 비록 2백만 원 투자해서 외화로 66,000원 버는 실력이지만, 나에게도 하나쯤 잘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몸과 마음도 튼튼, 투자도 건강하게, 걷기와 저축의 힘으로 마음의 양식(책)까지 장착하니 두려울 것이 없다. 나의 삶은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내가 원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덧) 조심스럽게 나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렇게 한 발 한 발 나아갈 것이다. 당장 내 코가 석자이다 보니까 현실 밀착형의 글이다. 여유가 생기고, 쓰다 보면 글이 주는 위로나 감동, 재미까지 생겨날 것이다. 나는 모든 면에서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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