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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Aug 21. 2023

7일을 보낸 방 1

소설


1.


 첫째 날.


 우는소리에 잠이 깼다.


 아기가 울고 있었고 당황한 아기의 엄마는 잠을 깬 사람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여 미안하다고 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로 가고 있었다.


 몹시 추웠다.


 나는 이불은 없고 겨울 외투를 입은 채였기 때문에 누운 채로 외투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 얼굴 가까이 다 덮어썼다.


 잠이 든 순간부터 지금 눈을 뜬 순간까지 계속 선잠이 들었다.


 수면을 취하면 3단계에 돌입을 해야 한다는데 난 렘수면 상태에서 계속 연장선을 타고 있었다.


 사람들이 잠을 자면서 내뱉는 숨소리와 숨 냄새에 나의 수면은 이 방에 협착하기에는 너무 힘이 들었다.


 나는 외투에 붙어있는 모자를 입까지 끌어당기고 잠을 청하려고 했다.


 오지 않는 잠이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 밖에는 아직 술집에서 곱창 같은 것을 구워서 먹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


 잠은 끝끝내 오지 않았다.


 달이 없는 밤이 지속되는 동안 옅은 잠으로 긴 밤을 지새우고 말았다.


 눈으로 보이는 천장은 의미도 없고, 흐름도 없었다.


 그저 하얗고 하얗기만 했다.


 하지만 어두워서 검게 보였다.


 오로지 이 방안에 들어와서 잠을 자는 이들의 무거운 숨이 토해내는 기운만이 천장에 고스란히 가서 쌓여있었다.


 방은 너무 추웠다.


 나 말고 방에서 잠이 든 가른 사람들도 정신없는 하루의 고뇌를 토해내듯이 끙끙 거리는 신음을 흘리며 겨우 잠이 들었지만, 4시를 기해서 그들도 추운지 잠을 자면서 서로의 몸을 끌어안았다.  

    

 아기도 추워서 울었을까.    

 

 어느샌가 아기와 아기의 엄마도 다시 잠이 들었다.


 그들은 피곤과, 세상사와 멀어지기 위해 잠이 든 것이 분명했다.


 왜 이렇게 추운 걸까.


 바람이 불어와 방의 창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요란한 소리였다.


 새벽의 눈이 바람에 실려 창에 와서 세차게 부딪히는 소리였다.


 몸이 떨렸다.


 추워서 떨렸고 마음이 시려서 떨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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