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계

시가 되려는 글귀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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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계





죽음은 매일 아침 태양과 함께 살아나고


느릅나무에 붙은 매미들은 하루 종일 죽음을 노래한다


스쳐가는 고개 숙인 길고양이에게 생이 다했음을 보았고


지저귀는 참새가 내년에는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싱그럽고 상쾌한 복숭아에서 검은 냄새가 나고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는 나는


죽어가는 하루 속에 서 있다


죽음은 나를 현재에 묶어 둔다





죽음은 매일 밤 따뜻한 눈알로 내 뒤에서


불안을 무럭무럭 키워낸다


뒤돌아 어제보다 커버린 불안과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그만 반갑게 웃고 만다





훌쩍 커버린 불안이 웃으며 벌리고 있는


내 입으로 들어와 촉수를 세우고 혈관을 타고


온몸 구석구석 싱싱하게 퍼져간다





밤새 뿌리를 내리고 췌장과 비장을 먹고 튼튼하게 자란 불안은


배꼽에서 하얀 물을 흘리며 괄태충들을 수만 마리 쏟아낸다


태양이 떠오르며


한 세계가 끝나는 동시에


또 한 세계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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