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방울 Aug 27. 2024

스발바르의 순록, 다꾸다꾸

세계의 끝에서 들려오는 외침

#노르웨이_스발바르제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스발바르가 어딘지 알지 못했다. 소설 속에서 나오는 설정된 가상의 공간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의 무지함이 드러나는 순간. 세상에 이토록 모르는 것 투성이니, 지구 여행자로서 거대한 지구 앞에서 내내 초보자로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스발바르는 네덜란드의 탐험가 빌럼 바렌츠가 1596년에 발견한 노르웨이 본토 북쪽, 북위 74도에서 81도 사이에 위치한 군도이다. 면적이 약 6만 800제곱킬로미터로, 벨기에 영토의 두 배다, 스발바르에는 북극곰이 사람보다 2배 많고, 순록은 어떤 종보다 개체수가 많다. 매년 11월 14일에서 1월 29일까지 스발바르에는 극야가 찾아온다고 한다. 태양이 지평선 위에 떠올라도 여전히 산에 가려져 잇는 나날이 몇 주간 계속된다. 그러나 3월 8일이 되어서야 롱위에아르뷔엔에 햇빛이 돌아온다. 4월 19일부터 8월 23일까지는 해가 지평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백야). 24시간 내내 끊임없이 햇빛이 비친다.

출처 : 세계의 끝 씨앗 창고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이야기 -캐리 파울러 글-
사진출처 - 세계뉴스 캡쳐

이 책 덕분에 스발바르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세계의 지붕과도 같은 이곳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일어났던 사건들도 찾아보게 되었다.


#지구의기후변화

#순록의떼죽음

2019년 노르웨이 스발바르에서 북극해의 기후변화로 순록 200마리가 한꺼번에 굶어 죽는 사건이었다, 좀처럼 비가 오지 않는 지역에 겨울에 내린 비로 얼어붙고 굳어진 땅에서 식물을 찾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결국 독서와 다꾸 덕분에 좋은 책도 읽고 좁았던 지식이 보다 확장되는 시간을 가진 셈이다.


#스발바르의순록(내용 스포주의)
도대체 스발바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9151882


스발바르. 곰과 얼음빛의 나라로 떠나는 로리와 엄마.


출발부터 단순한 여행이 아니어서 들뜨기보다 많은 걱정과 기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로리의 엄마. 환경지질학자로 그린라이트 기업에서 하고 있는 스발바르 프로젝트를 맡아 환경 평가를 감독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여행이 아닌 일로 온 엄마는 로리와 함께 와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그린라이트 기업에서는 스발바르에서 탄광촌에 희토류 채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스발바르의 주민들은 그린라이트 기업을 믿지 못하고 경계한다. 탄광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했고, 오히려 그들의 개발이 안 좋은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실제로 많은 순록들이 원인도 모를 질병으로 죽어가는 걸 보며 더욱 확신해 간다. 벌써 구린 냄새가 쿨쿨 난다.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로리마저 경계한다. 하지만 로리는 어느새 그곳의 아이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스발바르에서 일어나는 로리의 모험을 따라 로리와 함께 북극의 세계로 함께 떠난다. 거기서 알 수 없는 형체. 그를 따라 두려움을 뚫고 눈보라 속을 헤쳐 간 그곳. 종자 저장소에 다다르고, 광산에서 광미적치장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그 근처에서 죽어있는 순록을 목격하게 된다. 광석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광미)들을 적치장에 버려져 있고 아마도 그 과정에서 화학 물질 등 독성 물질이 나왔을 것이었다.


그린라이트는 환경보호단체를 가장한 악덕 기업,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단체일 뿐이었다. 세상에는 '그린'이라는 말을 넣어 그럴싸하게 포장한 환경을 위하는 척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드는 단체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많은 기업에서 친환경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친환경과 거리가 먼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광고나 게시물을 얼마나 도배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철저히 환경을 생각하며 지켜가는 노력이 허사가 되는 듯 기운이 빠지는 순간이 되기도 하고 화도 나도 안타깝다.

오마이뉴스 관련 자료 이미지 캡쳐

이 책 속에서는 '그린라이트'의 관계자들이 허울 좋은 이름을 걸고 진실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책 속에서 로리는 어리지만 모험을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어디에서 설 수 없는 로리의 입장에서 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거 같았다.


환경에 관련해서는 세계적 차원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적, 경제적인 문제와 얽혀 이해관계로 인해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대책도 제대로 내놓지 않고 더디게 바뀌는 현실 속에서 그래도 희망을 품고 싶다.

책 소개로는 에코스릴러, 유령이야기라고 했지만 으스스 무섭게 다가오기보다는 저 멀리 들리는 율리아의 목소리는 진실을 알리고 희망을 가져다주는 메신저가 아닐까. 책의 스토리도 재미있었고,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점점 기후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라, 이 책이 소설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슬픈 마음이 들기도 했다. 기후 위기를 어떻게 해쳐가야 할까? 우리가 모두 힘을 모으면 가능할까? 그럴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바라본다.

읽고 난 후, 다꾸를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되었지만 책을 따라 그리며, 가난한 다꾸인으로 딸에게 빌린 마스킹 테이프를 뜯어서 군데군데 꾸며 보았다.


다꾸를 하다보면 책을 자세히 관찰하게 된다. 순록을 전체 배경으로 그리다보니 책표지에 순록의 털이 복슬하게 느껴진다. 마치 그들이 북극의 주인인 듯. 든든하게 감싸안아 지키고 있는 듯.

이전 01화 도서부종이접기 클럽, 다꾸다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