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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 숨 Oct 25. 2024

오렌지 태양 아래

너와 함께 성장하는 나

딸의 심리를 이해해 보고자 나보다 12살 어린 직장 동료에게

딸에 관하여 상담을 자주 받으며 아이를 인정하자 마음먹고 노력하던 때...     


“카톡 왔숑”


『 쌤~ 혹시.. 아직도 수빈이 아이유 좋아해요? 아이유 콘서트에 친구들이랑 가려고 콘서트 예매했는데 운 좋게 3 연석 성공 했거든요.. 근데 나 아무래도 코로나19 같아요ㅜ..  목이 너무 아프고 열도 나서 콘서트를 갈 수 없는데 수빈이가 아이유 좋아하는 게 생각나서 연락했어요.. 혹시 수빈이 콘서트에 갈 수 있어요?』


카톡을 확인하는 순간 손이 떨려왔다.

아이유를 7살부터 좋아했고,

팬 사인회나 콘서트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지만 내 여력으로는 들어줄 수가 없었기에...




며칠 전...     

“엄마! 나 아이유 콘서트 정말 가고 싶어요. 이번에 3년 만에 콘서트 하는데 여성 솔로가수 최초로 잠실 주 경기장에서 한데요.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저도 가고 싶어요. 가면 안 돼요? 가고 싶은데...”


“ 수빈아! 아이유 콘서트는 네가 어른이 되고 나서 가자. 티켓 성공도 힘든데.. 어떻게 가고 올 거야?

 네가 혼자 다닐 수 있을 때 친구랑 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단 현실적인 말들로 상실감을 선물했었다.


그런데..      

‘아이유 콘서트를 갈 수 있다고?’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얼른 전화를 걸었다.   

  

(쉰 목소리를 넘어 갈라지고 안 나오는 목소리로)

“쌤~ 목이 너무 아프고.. 목소리가 잘 안 나와요. 수빈이 갈 수 있어요?”

“ 어렵게 티켓팅 성공 했을 텐데 정말 수빈이가 가도 괜찮아? 나도 수빈이도 아이유 콘서트 갈 수 있으면 넘 감사하지.. 아! 근데 혹시 평일이야? 주말이야?”


평일이면 아이 혼자 버스로 가야 할 상황도 대비해야 했기에 물어봐야 했다     


“ 날짜는 내일모레 저녁 토요일 7시,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 경기장 이구..

수빈이가 간다고 하면 친구들한테 부탁해서 콘서트 잘 보고 나올 수 있게 이야기할게요.

티켓을 취소할까 생각도 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아깝고.. 수빈이가 간다고 하면 내가 못 가도 난 괜찮을 것 같아요”


“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아이유 콘서트 얘기 하길래 안된다고 했었는데... 정말 고마워!!!

  티켓비용은 내가 보내줄게! 티켓 값 얼마야!? 내가 콘서트를 안 다녀봐서 몰라서...”


“아니 아니~ 쌤~ 제가 수빈이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정말 수빈이가 가주면 전 오히려 고맙죠.

 갑자기 말한 건데.. 그리고 혹시나 쌤 부담스러울까 봐 야기하는 건데 좌석이 이층이라서 별로 안 비쌌어요”


“ 아... 정말!? 고마워! 다 나으면 내가 맛있는 밥 사줄게!! 수빈이 엄청 좋아하겠다. 정말 고마워!!

  몸조리 잘하고.. 고마워!!”


고맙다는 말 외에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이가 그토록 원했던 아이유 콘서트 직관이라니...  엄청 좋아하겠지???’     

   

“ 수빈아.. 너 아이유 콘서트 갈 기회가 생겼는데 갈래?”

“어!! 진짜!!?? 갑자기!!?? 어떻게!!???”


눈이 곧 튀어나올 듯이 휘둥그레 커지며 상기된 얼굴로 내 입을 바라본다.     


"그게... 쎄미샘이....불라불라불라~~~~~"

“꺄~~~ 악!!! 진짜!? 진짜!? 진짜지!??? 와~~~~!!!!!!!!!”

“엄마 정말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나를 와락 껴안고 한참을 펄쩍펄쩍 뛴다.


“나중에 쎄미샘한테 감사하다고 꼭 인사드려!!”

“응!! 당연하지!! 아... 이거 꿈 아니지? 진짜 가는 거지???”     

"버스시간을 알아봤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엄마가 운전해서 갈꺼야.  좀 일찍 출발하자"

" 응!! 대박!!!! "  


‘저녁 7시 공연이니까 여유 있게 오전 9시에 출발해서 도착하면 잠실 구경도 좀 하고 맛있는 점심도 같이 먹어야지. 오래간만에 딸램과 데이트하지 뭐!’     


딸램은 유애나처럼 한다며

사탕, 과자 등을 포장하며 손 편지로 공연을 잘 보라는 문구를 적어 20개 정도 과자꾸러미를 만들었다.

공연을 보러 온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나...?


'그래... 이해는 안 되지만 네가 좋다면야.. 오케이!'

     

같이 공연을 보게 될 처음 만나는 쎔의 직장동료 친구들의 간식까지 야무지게 준비하고는 평소에 스스로 잘 일어나지도 않던 아이가 새벽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오전 9시 출발..


‘헉...’


동서울 톨게이트도 못 갔는데 차가 막힌다... 그것도 엄청 많이...


‘아! 서울은 항상 막히지... 그래도 뭐... 괜찮아!

일단 잠실 주 경기장에 주차하고 대중교통 이용해서 잠실 구경 다니고 점심은 맛있는 거 사 먹으면 되니까 괜찮겠지... 괜찮을 거야....’     


양재대로부터 잠실종합운동장까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도착 예상시간을 훌쩍 넘어서야 겨우

목적지인 잠실 주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실투어에 맛있는 점심을 생각했던 것은 나의 큰 오산이었다.!!



       


2022 IU CONCERT < The Golden Hour: 오렌지 태양 아래>

2022.09.17.() 19:00 공연..  


“와... 이게 뭐야?”

 내 눈을 의심하게 하는 상황이 펼쳐져 있었다.

“와~~ 엄마! 이미 굿즈 받고 있나 봐. 내가 검색해 봤는데 이벤트 해서 굿즈 받을 수 있데!”

“굿즈는 또 뭐야....??? 줄 서서 받는다고? 아직 공연시간 한 참 남았는데?”

“ 그러니까. 아이유언니와 관련된 물건을 주는 거야”

“ 오늘 내가 사고 싶은 굿즈 품절되면 안 되는데...”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빼곡했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콘서트를 처음 가본 나로선 너무 당황스럽고 낯선 상황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서울 구경은 물 건너갔구나. 여기에 공연 시작 전까지 있어야겠구나..’

누군가 말해주지 않아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빈자리를 겨우 찾아 주차하고 차에서 내린 후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던가..?         

그날 잠실에서는 아이유 콘서트 외에도 엔하이픈, 스키즈, 청년의 날 콘서트도 있었고,

한화이글스 vs LG트윈스의 야구 경기도 있었다.


정말 인파의 위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화장실도 줄 서서 30분은 기다려야 했고, 심지어 편의점에서 물을 사려고 해도 한 줄 기차로 이동하면서 물건을 집고 나와 계산을 하는 방식 있었다.

딸램 덕분에 신세계(?)를 경험하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사람들이 왜 줄을 서있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뒤로 줄을 서고 사람에게 물었다.


" 무슨 줄이에요?"

" 아.. 여기 아이유가 광고했던 회사에서 주는 기념품 받으려고 줄 서있는 거에요"

" 감사합니다."


그렇게 기념품을 주는 곳은 6~7개 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딸램과 같이 줄을 섰지만

나중에는 따로 줄을 서고 딸이 오면 내가 다른 곳에 가서 줄을 서며 최대한  많은 종류의 굿즈를 받으려고 노력했다.

굿즈들은 스티커, 부채, 타투스티커, 열쇠고리, *콜라 등 있었다.

(지금도 딸의 책장에는 빈 *콜라 병을 포함해서 굿즈들이 전시되어 있다.)


“ 엄마 내가 오늘 꼭 사고 싶은 굿즈가 뭐냐면...

  I-KE 응원봉이랑 회전 배지랑 투명액자랑 포토북이랑 이렇게는 꼭 살 거야”

“ 얼마 가져왔는데?”

“ 십육만원정도! ”

“ 근데.. 아이유 음원 CD도 사고 싶고, 포스터도 사고 싶고, 배지는 두 개 사고 싶은데...”

“ 뭐...!!??? 어제 막내가 저금통 털어서 너 주더만 그 돈도 가져 온거야? 얼마 줬어? ”

" 응.. 어제 다복이가 '누나 가서 사고 싶은거 다 사고와. 내가 돈 줄께' 라고 4만6천원 줬어.

  그래서 괜찮다고 했는데 ' 누나! 정말 가고 싶어했잖아 이거 써! ' 라고 해서 나 감동 받았어.."

  

 막내는 자신의 저금통을 다 털어서 누나에게 주었다.

 나중에 막내에게 왜 그랬냐고 물으니 누나가 정말 많이 좋아하니까 누나가 사고 싶은거 사는거에

 보태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누나가 좀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고....


' 초3 동생이 엄마보다 낫네... 운전만 해준다고 용돈도 안줬는데... 카드로라도 사줘야 겠다. '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 수빈아!! 이제 진짜 굿즈를 살 시간이야!!  빨리 굿즈 사는 데로 가야 해,  엄마는 굿즈 파는데 갈 테니까  

  너 그것까지만 받고 얼른 이리로 와~”


행사 굿즈를 받을 수 있는 곳에 줄 서있는 딸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왕이면 아이가 아쉬움 없이 오늘 하루를 마음껏 즐겼으면 했다.

그래서 걸음을 재촉하며 딸램이 그토록 사고 싶어하는 굿즈 파는 곳으로 향했다..


“와.... 이게 뭐야...”

줄의 끝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줄을 서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딜 가도 사람밖에 안 보이는구나..'

서둘러 상황파악을 시작했다.


굿즈를 홍보하는 진열대,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부스(여기에도 줄이 엄청 길게 사람들이 서있다), 굿즈 판매하는 부스 등이 여러 개 있고.... 끝이 어딘지 모를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와~~~~~ 미쳤다. 진짜...!!!’

 길게 늘어진 줄... 그중에 비교적 짧은 줄이  <현금판매> 라고 씌여있는 곳이라서 얼른 줄을 섰다.

 (카드판매 줄은 너무 길어서 엄두가 안 났다.)


‘왜 이리 안 와..?  줄이 점점 줄어드는데..  뭘 사야 할지도 모르는데 얼른 와라.. 얼른 와’     

나 혼자 조급해하고 있을 때 울리는 전화 벨소리.     


“ 여보세요? 엄마 어디세요?”

“ 여기 <현금판매>라고 쓰여 있는 곳에 줄 섰어. 넌 어디니?”

“ 지금 가고 있어요. 빨리 갈게요!”

“ 여기 굿즈 전시 되어 있더라. 보고 뭘 살지 결정해”



“ 엄마! ”

(헉헉헉) 한눈에 봐도 헐레벌떡 뛰어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뛰어오는 모습을 보자니 용돈을 주지 않은 것에 미안함이 들었다.


“엄마가 현금이 이거밖에 없네.. 이럴 줄 알았으면 현금 가져올걸...

  카드만 가져왔는데.. 카드는 줄이 너무 길어서 여기에 줄 섰어. ”

 

“ 너 사고 싶은 거 더 있다며 그거 다는 못 사더라도 이거 보태서 살 수 있는 거 사!

(가방에 있던 3만 원을 주며) 현금 인출기에서 찾으면 되는데..인출기 줄도 너무 길어서 안될 것 같아.

아니면 카드로 살 수 있는 줄로 다시 설까? 근데 줄이 너무 길어서 공연시간에 늦을 수 도 있을 것 같아”


“아니에요!! 이것도 안 주셔도 되는데.. !!”  엄마!!!  감사해요!! "         


그렇게 한 시간 즈음 줄을 섰을 때 딸램이 왔고, 난 자리를 넘겨주고 대열에서 빠져나왔다.

대기줄에서 빠져나와 줄 서있는 딸내미를 찾으니 앞뒤 좌우 사람들과 연신 ‘하하 호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아휴... 이게 뭐라고 저렇게 좋을까?”     

꼬르륵~~ 꼬르륵~~~


‘ 아.. 배고프다! 신세계(?)에 놀라 점심 먹는 것도 잊고 있었네.  몇 시지?... 4시 반...??

와.. 이러니 배가 고프지... 공연 전에 뭐라도 먹여서 들어가게 해야 하는데... ’

     

환하게 웃으며 재잘거리는 딸의 얼굴이 내 시야에 들어온다.

‘이렇게 밥도 안 먹고 힘들게 줄을 서도 저리 행복하게 웃는구나.. 뭐가 그리 신이 날까?’

 재잘재잘 거리는 모습에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렇게 두 시간 만에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 원하던 굿즈 쟁취 성공!!!!

딸내미는 흡족한 표정으로 정말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 딸램... 엄마 너무 배고파! 뭐라도 좀 먹자..”

그렇게 허기를 채우러 찾아간 편의점에서 30분.. 화장실 30분...


‘와... 이제 공연시간이 다 되어간다.’

그렇게 지친 나에게 휴식을 주고 딸램을 데리고 들어가 줄 구원투수가 왔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네가 수빈이구나! 반가워, "

" 저희가 같이 있으니까 걱정 마시고요! 이따가 끝나면 다시 여기서 만나면 될것 같아요!"

" 네! 감사해요!! 잘 부탁드립니다."

" 수빈아 쌤들 말씀 잘 듣고! 알았지??"


그렇게 딸은 나의 구원투수와 함께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7시 공연시작.     

‘일단 자동차로 가자.. 좀 앉고 싶어..’

차에 앉아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봤다.


‘와... 정말 다들 대단하구나’

야구 경기에 온 가족 단위 사람. 남자 아이돌 공연 보러 온 사람.

그리고 올림픽 주 경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까지..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자..  일단... 한숨 자자. 그래야 또 운전하고 가지.’     

잠이 들려는 찰나


“와~~~~~~!!!!!!!!”

떠나갈듯한 함성과 익숙한 목소리에 깜짝 놀라 잠이 깨었다.     


" 우리는 오렌지 태양아래  그림자 없이 함께 춤을 춰

 정해진 이별 따위는 없어  아름다웠던 그 기억에서 만나

 forever young "


익숙한 목소리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의 떼창소리도 들려온다.

공연장 주위에 주차를 한 덕분에 실황으로 같이 콘서트를 즐길 수 있었다.


‘ 이래서 아이유 아이유 하는구나...’

산책하러 나온 시민들도 아이유 노랫소리에 가던 길을 멈추고 삼삼오오 의자에 앉아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8시 반..

‘슬슬 저녁 먹을거리를 포장하고 화장실 위치도 알아보고 해야겠다.’

햄버거를 포장하고 가까운 화장실 위치도 파악 했고..

어느새 공연은 막바지로 향하고 있었다.    

 

“ 아이유! 아이유! 아이유! 아이유!”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와~~~~~~”

.

.

.

“ 누구를 위해 누군가 기도하고 있나 봐 숨죽여 쓴 사랑 시가 낮게 들리는 듯해”     


그 후로도 한참을 앵콜, 앵앵콜, 앵앵앵콜을 외치면 아이유는 노래로 화답했다.

정말 대단하고 대단하고 대단했던 공연이었다.


차 시간 때문인지 앵콜을 외치는 사람들 사이로 걸음을 재촉하며 하나 둘 공연장을 빠져나온다.

‘이제 딸램을 인도받기로 한 장소로 가면 되겠지’

서둘러 장소로 향했다.  

   

그런데 그 후로도 한참을 앵콜에 앵콜이 계속되고 있었다.

‘ 대체.. 언제 즈음 끝나려나.. ’     


“엄마 아이유 언니는요, 앵콜해도 한 두곡이 아니라  앵콜을 30분 넘게 하는 게 기본이래요

정말 최선으로 노래해요. 정말 멋지지 않아요?”

불현듯 딸내미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게 한참을 아이유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출구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서둘러 나오고 있었다.

‘내 딸은 보이지 않는구나.. 다 끝나야 나오겠지?

아.. 피곤하다.. 집에 도착하면 12시 넘을 것 같은데..      

피곤하다. 피곤하다. 피곤하다... 어!’


더 이상 노랫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진짜 끝났나 보다! 정신 바짝 차리자~’

갑자기 많이 몰린 사람들로 휴대폰이 먹통이다.

‘헐.... 갑자기 사람이 많아 그런가?? 이럴 수도 있구나.. 대박...!!

 이러다 수빈이랑 연락이 안 되면 어쩌지?’


약속장소에 최대한 내가 잘 이도록 서있고  눈으로는 사람들 사이에서 딸램을 찾고 있었다.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의 행렬...

 

그 행렬이 너무 끝도 없어 마치 인간 파도가 치는 듯이 보였다.

순간 멀미가 났다.


‘와.. 사람들이 내려오는 모습에 멀미가 날 정도면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온 거야?’     


얼마나 기다렸을까..

드디어 만났다.

딸과 함께 공연을 보고 챙겨주신 분들께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고 딸램과 미리 동선을 파악해 두었던 화장실을 들른 후 드디어 차에 올랐다.


“엄마!!!!!! 너무 좋았어요. 내 인생 최고의 날이에요.!!! 정말 감사해요.!!!!

 내 버킷리스트 중에 한 가지가 아이유언니 콘서트 관람이었는데 이렇게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굿즈도 그렇고. 너무 좋아요! 너무 행복해요!!”

    

“그렇게 좋았어?? "

" 네!!! 완전요!! "

" 근데 웬 방석이야!??”

“이거 콘서트장 온 사람들 모두 한 개씩 줬어요. 이거 깔고 앉아서 공연 보라고..

 정말 우리 언니 너무 대단하지 않아요??”


“ 그럼 그 방석 학교에서 쓰면 되겠다”

“ 엄마!! 어떻게 그래요?? 이건 간직할 거예요!!!”

“ 아니.. 아이유 언니 생각하면서 그 방석에서 공부하면 더 잘될 것 같아서.”

" 엄마!! 이건 그렇게 쓸 수 없어요. 소중히 아껴야 해요!"

" 알았어.."


순간 아이의 행복한 마음에 찬물을 끼었은 것 같아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


“ 배고프지?  햄버거 포장했어. 천천히 먹어”

“넹~~^^”




집으로 돌아오는 한 시간 반 동안 쉴 새 없이 딸은 자신의 행복한 마음을 나에게 재잘거리며 나누어 주었다.

그동안 사랑스러운 딸램이 없고 외계인만 있었는데, 그 외계인과 싸우느라 내가 지쳐있었는데.

아이유 덕분에 나도, 나의 사랑스러운 딸도 행복함으로 차오르고 있었다.

     

아이유 콘서트를 다녀온 이후로 딸은 나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순간순간 눈에서 레이저를 여전히 쏘아댔고, 말꼬리도 잡았지만.

 

언젠가부터 조금씩 딸의 눈에서 오렌지 태양 아래의 빛이 환하게 비춰지기 시작했다.




*** 쎄미!!! 우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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